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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의 영향으로 상반기 DS부문에서만 9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2개 분기 연속으로 6000억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변윤재 기자] 그러나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동안 메모리 가격은 하락세였다. 누적된 재고로 인해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난 탓이다. 하지만 고강도 감산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졌고, 인공지능(AI) 확산 덕분에 고부가 고성능 칩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1분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모바일,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와 생활가전·디스플레이, 성장세를 이어간 전장까지 실적 회복의 요인은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시장 지배력 강화'를 내걸고 전 사업에 걸쳐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불황 속 전 사업 부진…하만만 '훨훨'
27일 삼성전자는 2분기 확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60조55억원, 영업이익은 66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22.28%, 95.26% 줄었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개선됐다. 매출은 5.87%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4.4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46% 증가한 1조7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DS 매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출하 감소 등으로 매출이 전분기보다 줄었다"며 "DS 부문 적자 축소, 디스플레이·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생활가전 수익성 개선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환영향도 한 몫했다.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주요 신흥국 통화보다 약세를 보여 부품과 세트 사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적은 이윤을 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시장의 전망을 상화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61조8593억원, 영업이익 2818억원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하만을 제외한 전 사업이 지난해보다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그마나 고부가 중심의 판매, 비용 효율화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개선됐다.
VD·가전은 매출 7조25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배 가량 뛰었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매출 자체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대신 에어컨 등 계절가전과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네오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같은 고부가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물류비 같은 운영 비용 관리를 강하게 틀어쥐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MX·네트워크는 매출 25조5500억원, 영업이익 4조4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줄고 중저가폰도 부진해 1년 만에 매출이 12% 감소했다. 다만 프갤럭시S23 시리즈가 견조한 판매량을 지속한 가운데 A시리즈 상위모델 중심 판매 전략, 원자재 가격 안전화, 개발·제조·물류 전반의 비용 효율화로 두 자릿 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네트워크는 북미, 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SDC는 매출 6조48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중소형 패널은 전략 거래선들의 프리미엄 제품이 안정적 판매를 보여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려서다. 대형 패널도 수율 개선과 생산성 향상, 77인치를 비롯한 초대형 중심 전략이 효과를 봤다.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기록했다. 포터블·TWS 중심으로 소비자 오디오 수요가 증가하고, 비용 효율화 효과가 더해졌다. 특히 전장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50% 증가했다.
가장 위축된 사업은 DS부문이다. 매출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위축됐다. 매출은 48%나 빠졌고, 영업이익은 14조3400억원이 급감했다. 시스템LSI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수요 약세로 부진했다. DDR5·HBM 중심으로 AI용 수요가 강했던 메모리와 상반된 모습이다.
'바닥 찍었다'…커지는 업황 회복 기대감
당초 삼성전자는 2분기까지는 반도체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갤럭시S23의 지원 사격도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모바일 판매량과 평균판매가격(ASP)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000만대에서 5300만대로 내려갔고, ASP도 325달러에서 269달러로 하락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DS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재고 건전화를 유도하기 위해 단기적 감산에 들어갔고, 극자외선(EUV)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고용량·고성능 솔루션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AI·고성능컴퓨팅(HPC) 관련 산업 성장에 맞춰 관련 제품에 주력했다.
삼성전자의 노력은 빛을 볼 전망이다. DS 부문 적자가 전분기보다 약 2200억원 줄었다. 회복의 조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분기 비트그로스는 D램의 경우 전분기 대비 10% 중반대 성장했고 낸드도 한자릿수 중반 증가했다. 1분기 D램은 10% 초반 하락, 낸드는 한 자릿수 초반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반등한 셈이다. ASP 하락세도 둔화됐다. D램과 낸드는 2분기 각각 한자릿수 중반, 한자릿수 중후반 하락했다. 전분기 D램과 낸드 ASP가 10%중반, 10% 후반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재고 조정이 상당 부분 이뤄진데다, AI용 수요 급증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2분기 DDR5·HBM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서버 고객사의 구매 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나, 고객사 재고 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된 PC와 모바일 등 소비자향 수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D램, 낸드 재고가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기록한 뒤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고 조정이 일단락된 만큼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PC 프로모션으로 모바일·PC 수요가 개선되고, 서버에서도 DDR5는 물론 DDR4의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포트폴리오 개선과 추가 감산을 통해 메모리 실적 회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범용(레거시) 제품 중심의 감산 기조는 이어간다. 김 부사장은 "재고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D램과 낸드 모두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하겠다"며 "낸드 위주로 하향 조정 폭을 크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감산 규모를 더 늘리겠다는 얘기다. 앞서 SK하이닉스도 낸드 감산 규모를 5~10% 확대한다는 계획을 공유한 만큼, 업황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제고와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한 포트폴리오 개선도 이뤄진다. 고부가 고용량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것. HBM·DDR5·LPDDR5X·UFS4.0·PCIe Gen 5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과 판매 비중을 늘린다.
AI 포트폴리오 다양화…수요 공략 '시동'
특히 AI 수요 잡기에 본격 나선다. 향후 5년간 HBM은 연평균 30% 중후반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서버 투자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 이 같은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하되, 추가 수주 등을 고려해 증설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시야에 넣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올해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5억Gb 이상의 고객 수요를 확보한 상태인데, 최근 관련 기업들의 투자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HBM 외에 AI 인프라에 필요한 다양한 메모리 수요를 공략한다. 고용량 모듈이 대표적이다. 김 부사장은 "하이코어 중앙처리장치(CPU)는 기존 대비 더 큰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데, 한 채널의 여러 D램을 쓰는 것보다 하나의 고용량 모듈을 사용할 때 최적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며 "연내 32Gb DDR5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용 차세대 D램은 GDDR7로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30bps의 GDDR7 개발을 마쳤다. 아을러 보안과 효율성을 위해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요구가 높아지는 점을 반영해 LLW D램을 내년 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LW는 저지연 저전력 특성과 함께 LPDDR 대비 월등히 높은 고대역폭을 갖고 있어 기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을 적용, 로직과 바로 결합할 수 있는 D램 제품 또한 개발하고 있다. S램보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적이고 더 큰 용량을 구현하는 해당 칩은 중앙처리장치(CPU) 고객과 제품 상세 스펙에 대한 협의를 끝냈다.
저전력 D램인 LPDDR 모듈도 곧 세상에 나온다. LP캠이다. 내년 상반기 시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스토리지에서는 고용량 수요 대응할 수 있도록 내년 초 TLC 기반 64Tb 서버 SSD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거대 AI 처리에 적합한 메모리 솔루션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HBM-PIM, CXL 기반 PNM 등이 꼽힌다.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병목 현상을 개선시키는 제품들이다. 김 부사장은 "두 솔루션 모두 가속기보다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HBM-PIM 사용시 AI 모델 성능이 3.4배 향상됐다. CXL 기반의 PNM 솔루션도 메모리 용량을 추가하면 가속기의 4배 용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스토리지 분야에선 고용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초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64TB 서버 SSD를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전략 유지…실적 개선 총력전
이 밖에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오토모티브 메모리 시장은 금액 기준으로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30% 중후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2030년 초에는 PC 응용보다도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관련 사업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대해선 "현재 메이저 카 OEM(위탁생산) 및 티어1 업체에 모두 진입을 완료한 상태로,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 3.1은 독일 메이저 티어1 고객사로부터 ASPICE 프로세스와 제품 인증을 받았고, 지난달 말에는 자동차 인증기관에서도 또 한번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공인받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자평이다. 김 부사장은 "오토모티브 풀라인업을 구축했고, 메이저 카 OEM, 티어 1 업체 진입에 성공했다"며 "오토모티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의 사업에서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
VD는 O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에 집중한다. 가전에서는 비스포크와 친환경 고효율 제품 확산에 힘을 쏟는다. MX는 갤럭시Z플립·폴드5를 주축으로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고 상위 모델 판매(업셀링)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SDC는 시장 수요 대응에 무게를 둔다.
시스템반도체는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에 힘을 싣는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은 플래그십 모델 공급을, 차량용 SoC는 유럽 OEM 등 응용처 다변화를 추진한다. 파운드리의 경우, 상반기 가동률이 하락했던 점을 고려해 수주 확대를 꾀한다. 3나노는 소비전력·성능·면적(PPA) 개선을, 2나노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개발 완성도 향상에 집중한다. 8나노 eMRAM 등 레거시 공정 개발을 지속하고 8인치 오토모티브용 기술을 확보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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