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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4분기의 제왕' 아이폰이 돌아왔다.
[변윤재 기자] 올해 선보이는 아이폰15 시리즈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시리즈 최초로 USB-C 충전 단자가 적용되고, M자 노치가 사라졌다. 주력인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티타늄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이되 무게를 줄였다.
특히 전 모델이 전작보다 더 똑똑해졌다. AP가 전반적으로 상향돼서다. 기본과 플러스에는 A16 바이오닉 칩이,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한 단계 더 진화된 A17 프로 칩이 적용됐다.
성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특유의 '혁신'은 느끼기 어렵다는 평가다. 극적인 '변화' 대신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서다. 이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 갤럭시Z 시리즈는 사용자 편의성 강화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애플은 매년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놓고 자웅을 겨뤄왔다. 양사 모두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품의 '업그레이드'에도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3일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행사인 원더러스트를 열고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일부 정보유출가(팁스터)는 '삼성전자에 대응해 울트라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지만, 이날 공개된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하게 기본,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의 4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아이폰15 시리즈의 가장 큰 변화는 USB-C 충전단자 도입이다. 애플은 그동안 라이트닝 포트를 고수해왔다.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하도록 하자, 애플은 신제품에 USB-C 단자를 넣었다.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충전기를 아이폰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제품 간 호환성만 높아진 게 아니다. 각 모델의 성능이 향상됐다. 기본과 플러스는 '탈모'로 불리던 M자 노치가 사라졌다. 노치 부분에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적용해 메시지 확인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16 바이오닉 칩을 탑재, 전력 사용량은 줄이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렸다. A16 바이오닉 칩은 상위 모델에만 탑재됐던 AP로 4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아울러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인 카메라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1200만 화소에서 4800만 화소로 개선됐다.
애플은 그동안 상위 모델에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급 나누기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소비자가 '더 비싼 스마트폰'을 살 이유가 됐다. 신제품 역시 프로와 프로 맥스는 티타늄을 입었다. 철보다 약 5.5배 견고하지만 무게는 가벼운 티타늄 덕분에 신제품은 내구성이 강화되고 그립감이 좋아졌다.
특히 A17 프로 칩을 채택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애플에 따르면, 신제품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각각 10%, 20% 빨라졌다. 이에 카메라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 프로와 프로 맥스 모두 4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가 들어갔다. 그러나 칩 성능 향상으로 체감 화질이 높아졌다. 여기에 프로 맥스는 5배 광학 줌(망원) , 최대 25배의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전력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렸지만,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동결했다. 시장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당초 팁스터와 외신 등에서는 출시를 앞두고 애플이 100달러 이상 가격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상승된데다, 새로운 부품을 적용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애플은 가격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출고가를 보면, 기본(128GB) 799달러, 플러스(128GB) 899달러, 프로(128GB) 999달러, 프로맥스(256GB) 1199달러로 책정됐다. 단 국내 출고가는 기본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원, 프로맥스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이 고가 정책을 포기한 배경을 놓고 업계에서는 중국 리스크를 우려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중국 정부는 공무원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올 상반기 아이폰 판매량의 24%는 중국에서 나왔다. 핵심시장인 중국에서 현재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시장 상황도 썩 좋지 않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최근 10년 간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11억5000만대로 잡았는데,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핵심 타깃층 이탈을 막고,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소비자가 가격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애국 소비가 유독 강한 중국이지만, 아이폰은 예외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금지령으로 반(反)아이폰 정서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복병"이라며 "화웨이의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는 점도 애플에게는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 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려면 가격 동결 외의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맞대결은 불가피해졌다. 양사 혈투의 결과는 예측키 어렵다. 다만 애플가 승기를 쥘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서다. 미래 고객으로 불리는 10대를 포함해 젊은 층의 충성도가 높은 점도 삼성전자보다 유리하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5 시리즈 흥행 여부에 따라 애플과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분기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9.8%, 애플 15.4%였다. 아이폰15가 인기를 끈다면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오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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