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에코프로비엠과 금양 등 2차 전지 기업의 임원들이 잇달아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2차전지 고점론'이 불거지면서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박민석 기자]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 기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2만2500원(5.51%) 내린 38만6000원, 금양은 9800원(6.45%) 하락한 14만21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에 두 종목의 주가는 전일 각각 2.51%, 4.53% 떨어진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띄고 있다.
2차전지 테마로 분류되는 에코프로(-5.13%), 포스코홀딩스(-4.35%), 포스코퓨처엠(-3.54%), LG에너지솔루션(-1.80%) 등도 일제히 동반 하락하고 있다.
90억 규모 임원 자사주 매도에...단기간 주가 급등·공매도 잔고도 고평가 시그널
이 같은 주가 하락세는 최근 금양과 에코프로비엠 임원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4명의 주요 비등기 임원이 보유 지분을 매도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비등기임원인 김홍관 전무는 지난달 27일 보유 주식인 1000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처분 단가는 주당 45만 8250원으로 총 4억5825만원을 현금화했다. 같은 날 서준원 전무도 4000주를 장내 매도해 18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이경섭 에코프로비엠 상무는 지난달 28일 90주를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55만1111원으로, 총 4960만원을 현금화했다. 박지영 상무도 지난달 28일에 700주를 장내 매도해 총 보유 주식이 3000주로 줄었다. 처분단가는 주당 52만원으로, 3억 6400만 원을 확보했다. 이틀간 총 4명의 에코프로비엠 비등기임원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에는 총 5790주가 풀렸고, 금액으로는 26억원7184만원 어치다.
금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8만 주를 보유하고 있던 허재훈 상무는 지난달 27일 4만 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15만1615원으로 체결일인 25일 장중 고점(15만7500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금액으로는 약 6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에코프로비엠과 금양 임원들이 매도한 자사주는 발행 주식 수에 0.1%도 안되는 적은 비중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임원들의 주식 매도는 ‘매도 신호’로 인식한다. 회사의 가치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이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두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다는 점과 보유한 공매도 잔고도 고평가 시그널로 해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연초 9만원에서 지난 1일까지 40만원대까지 상승하며 올들어 337%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양의 주가는 548%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2월부터 코스닥 시장 내 공매도 잔고 금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공매도 잔고가 줄고 있으나, 지난 28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7954억원대로 2위인 에코프로와 여전히 900억 가량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금양의 공매도 잔고는 442억원으로 전일대비 100억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사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임원이 주식을 매도한 것은 고평가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며 “2차 전지에 급작스럽게 수급이 몰리면서 실적 대비 주가가 빠르게 올라가자 내부에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차전지 테마 고점 도달 우려...'테마주 순환매' 일어날까
증권가에서는 이번 2차전지 관련 종목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가 '테마주 순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시장에서 2차전지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임원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각으로 투자자들의 2차전지 수급 쏠림 현상이 점차 수그러들고, 반도체나 바이오 등 다른 테마주로 수급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27일 리포트를 통해 “(2차전지에 대한) 이례적인 쏠림이 진행되고 있는 테마에 타이밍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실적 기대치의 변화는 없는데 주가가 먼저 움직인 모양새”라며 "시장이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숫자(실적)’를 보면 이차전지 말고 다른 산업을 사라는 신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이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은 114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5% 증가했으나, 시장 기대치인 1290억원엔 미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임원 자사주 매도로) 2차전지 테마가 고점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면 최근 주목 받는 초전도체 혹은 바이오 등 다른 테마주로 수급이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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