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에서부터 인건비와 수송비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이 커지자 미국에서 소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수법을 쓰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진원 객원기자]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중량을 줄이는 일종의 꼼수를 보통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기업들이 제품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해 제품 품질을 낮추거나 더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불린다.
미국에서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은 최근 급격히 오른 재룟값과 운송비 변화에 민감한 식음료 업계에서 특히 유행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탕, 과자, 아이스크림, 오렌지주스, 요구르트, 시리얼, 감자칩 같은 제품에서 이런 수법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생산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기업 입장에서는 마진을 줄이면서 고통을 감수하거나 비용 상승분을 가격 인상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의 방법을 썼을 때는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줌으로써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후자의 방법을 썼을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등을 돌릴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런 문제들을 의식해 가격은 유지한 채 양을 줄여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을 쓰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2014년 코카콜라가 2리터짜리 페트병 크기를 1.75리터로 줄이고, 하겐다즈가 2009년 16온스짜리 아이스크림 용기를 14온스로 낮춘 게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국내에서도 한 맥주 회사가 새롭게 출시한 캔맥주 묶음팩 상품에서 맥주 1캔의 용랑(mL)이 기존보다 5mL 줄었다는 등의 사례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것보다 제품의 양이 줄어드는 데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믿고 이런 수법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은 불만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눈속임 수법이 달가울 리 없다. 실제로 국제적 인터넷 데이터 분석회사인 유고브(YouGov)가 최근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소비자 4명 중 3명 가까이인 73%는 이런 수법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을 썼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고브 조사 참여자 절반 가까이는 유명 브랜드가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을 쓰는 게 확인되면 다른 일반 브랜드로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참여자 3명 중 2명 가까이는 대량 구매를 해서 단위당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쓰겠다고 말했다.
55세 이상의 고령층에선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을 쓴 제품 구매를 아예 중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 뉴스(Supermarket News)에 따라면 이런 수법을 쓴 제품 구매를 아예 중단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8~34세보다 55세 이상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많았다.
심플리셰리(Simply Sherri)의 창업자이자 식품 전략가인 셰리 홀처는 ‘더 푸드 인스티튜트(The Food Institute)’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슈링크플레이션 수법을 쓰는 게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가 보기에는 아주 실망스러운 수법”이라고 꼬집었다.
홀처는 “기업은 소비자들을 이런 식으로 속이려고 하기보다는 재료나 양을 조정했다면 그러한 사실을 투명하게 알려야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심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