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AI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과열 우려가 나올 만큼 급등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AI 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챗GPT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6일(현지시간)까지 약 47.3%가 급등했다. 챗GPT나 기타 언어·이미지·동영상 생성 도구들을 원활히 돌리기 위해서는 GPU가 핵심적인데, 현재 지구상 가장 빠른 AI GPU를 만드는 기업이 엔비디아다.

씨티그룹은 챗GPT 사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향후 1년 동안 엔비디아의 매출이 30억 달러(3.8조 원)에서 110억 달러(13.8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등 챗GPT 수혜주 주가 급등
UBS는 지난주 챗GPT가 지난해 11월 출시된 지 불과 두 달 만인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한다.
소프트웨어 회사 C3.ai, 분석 회사 빅베어.ai, 대화형 AI 회사 사운드하운드AI 등 챗GPT 수혜주로 여겨지는 소형주들도 랠리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미국 증시가 긴축 경계감 속에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 기업 주식은 각각 6.5%, 18%, 43%가량 급등 마감하면서 C3ai와 사운드하운드AI는 올해 시가 총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났고, 빅베어.ai는 7배 이상 커졌다.
트리플D 트레이딩의 트레이더인 데니스 딕은 로이터에 “챗GPT나 AI에 대해 언급하는 기업 주가는 무조건 이처럼 랠리를 펼친다”면서 “챗GPT가 이번 달 뜨거운 유행어가 됐다”고 말했다.
빅테크들, 경쟁적으로 ‘AI’ 관심 언급
챗GPT 돌풍이 거세지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부터 메타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거대한 성장 기회’로 평가하면서,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지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AI 분야 사업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15개 대형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기업들의 4분기 어닝콜(earnings call) 원고를 분석해 본 결과 ‘AI’와 ‘기계학습’뿐만 아니라 관련 용어들에 대한 언급이 200회가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2013년 미국 기술 기업의 어닝콜에서 눈에 띄게 언급되는 용어들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 후 최다 기록에 해당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어닝콜에서 “6년여 전에 구글이 AI를 가장 중시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처음으로 꺼낸 이후 우리는 AI 개발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플랫폼의 변화 시기 동안 엄청난 기업 가치가 창조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는 AI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가 추구하는 한 가지 목표는 우리가 추천형 AI 분야 연구를 주도할 뿐 아니라 생성형 AI 분야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연구를 쌓아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빅테크들은 대부분 몇 년 전부터 AI 상품을 내놓고 있었으나 챗GPT가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자 이들의 경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신중한 투자 필요
AI 관련주들이 단기간 내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꼼꼼히 따져보지도 않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매튜 터틀 터틀캐피탈매니지먼트의 CEO는 블룸버그에 “뭘 사며, 적절한 위험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전적으로 매수자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AI 사업을 한다는 회사라는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수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이러한 거품이 꺼지는 현상도 일부 목격됐다. 예를 들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디어 회사인 버즈피드(BuzzFeed)는 1월에 모호하기 짝이 없는 AI 활용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이틀 동안 주가가 307% 급등했다가 고점 대비 주가가 40% 이상 급락하는 등 주가가 요동쳤다.
터틀은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서 AI처럼 뭐든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하기에 완벽한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하지만 만일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낀다면 지금 상황이 다소 진정될 때까지 거리를 두고 기다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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