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지난해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호황을 누렸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IPO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이상현 기자] 특히 올해 IPO를 계획했던 상당수 기업들의 상장 연기 또는 철회 결정을 촉발했던 공모가 선정과정 및 방식을 건전화해 적정한 공모가 설정을 통한 IPO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했던 기업들 중 상당수의 주가가 주식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전년 대비 50% 가량 빠진 상황에서, 올해 IPO를 계획했던 상당수의 대어급 기업들이 IPO시점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IPO 자체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정 공모가 선정에 방점을 찍은 이번 금융당국의 IPO 시장 활성화 방안에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주식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당장 기대만큼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증권가에서도 IPO 시장의 약세가 국내 증시 상황과 같은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측된다며 금융당국의 조치에도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등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시장의 전체 공모금액 총액은 16조22억286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IPO시장의 전체 상장공모금액인 20조430억8540만원 대비 21%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올해 IPO시장의 불황은 전년 IPO 시장의 호실적과는 다소 대비된다. 소위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는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IPO시장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금액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의 금리 긴축 정책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IPO 시장 또한 침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올해 IPO시장에서 소위 대어급으로 분류됐던 비상장 기업들 중 상당수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 계획을 접었다. 특히 상장 절차를 실제 개시했던 일부 기업들은 희망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의 최종 공모가가 결정 된 후 IPO 연기 및 철회를 결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상장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케이뱅크 △현대오일뱅크 △컬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 서재 등은 일정 연기 및 철회를 결정했다.
최근 상장을 결정한 바이오노트의 경우,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최하단인 1만8000원의 절반 수준인 9000원으로 결정되며 흥행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장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전반적인 IPO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금융당국 또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당장, 금융위원회는 최근 IPO 시장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건전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수요조사 과정에서 고평가된 채 결정된 공모가로 인해 실제 상장 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시장 침체와 불신을 가져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의 일부다.

실제로 지난해 큰 기대를 모으면서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최초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IPO시장의 전반적 침체에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경우, 공모가 대비 66.5%나 주가가 하락(20일 기준)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65%), △SK아이이테크놀로지(-65.3%) △크래프톤(-61.5%) △카카오뱅크(-56%) 등의 주가 역시 50%가 넘는 낙폭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 수요조사, 허수성 청약 방지 등을 통한 적정 공모가 설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뿐 아니라 금융당국은 △증권신고서 제출 전 일부 기관투자자에게 사전 청약할 수 있는 혜택 부여 △상장당일 가격변동폭 60~400%로의 확대 등의 주요 방안도 내세웠다. 당국은 이번 방안을 기반으로 적정한 공모가 설정 및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맞는 공모주 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큰 틀에서 이번에 금융당국이 내세운 조치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측면에서는 다소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재의 시장 환경 자체가 주식시장의 불황을 부추기는 요인인 만큼, 당장 1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 내내 이러한 약세와 침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경하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환경에서 IPO기업들은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추는 것이 힘든 만큼, 금리의 안정화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그동안 공모가 문제가 시장에서 지적돼왔던 만큼 이번 금융당국의 방안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현재는 실효성이 없더라도 향후 시장이 회복될 경우,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방안을 통해 수요예측 기간이 늘어나도, 사전 수요조사에 참여하는 기관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한계가 있다”며 “당국의 방침대로 호가를 60~400%로 늘릴 경우 투자자들이 위험성이 큰 시장으로 판단해 투자 심리가 오히려 위축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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