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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삼성전자가 15일 발표한 新 환경경영 전략을 두고 그린워싱을 피하고자 하는 신중한 접근으로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도전적 목표가 없는 아쉬움이 드러나는 전략이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박민석 기자]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대대적 선언인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 분야에 있어 더 적극적이고 세부적인 로드맵을 담아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IT 제조사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고 주요 생산 거점이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국내에 있어 자구적으로 RE100 이니셔티브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
15일 삼성전자의 신 환경경영 전략을 요약하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사용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이다. 다만, 생활가전 등 DX 부문 탄소중립은 2030년까지 우선 달성하기로 했다.
또, RE100 이니셔티브 가입과 함께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DX 부문은 2027년까지 우선 재생에너지 전환을 마치고 해외사업장 역시 5년 이내 재생에너지 전환을 끝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제외한 환경 분야에 7조원을 투자한다. 탄소중립과 RE100 이행년도를 2050년으로 잡았다.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목표년도를 설정한 셈이다.
2050년 탄소중립, RE100 목표 로드맵 없다
이와 관련 양춘승 CDP한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데일리임팩트에 "탄소중립과 RE100 부문에 있어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며 "2027년 해외 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 등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양 부위원장은 "국내 최대 기업인 만큼 환경경영 측면에서 도전적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발표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은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도 했다.
이어 김연복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는 "전략만 있고 로드맵은 없다. 연도별 구체적 감축 목표가 없으면 제대로 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목표는 수정 가능하기에 (기업 측에) 유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윤제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온실가스 로드맵에 대해 환경단체 측에서 감축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소송을 제기한 해외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가)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그린워싱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날 삼성전자 발표를 두고 기후위기 대응 골든타임은 향후 10년으로 이번 계획대로라면 기후위기를 막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최다 전력을 소비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 증가 폭이 크므로 반도체와 공급망을 포함해 2030년까지는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2050년을 탄소중립 시점으로 설정하고 하위 목표인 RE100 달성 시점도 2050년으로 설정한 것은 어폐가 있다"며 "세부 목표가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경쟁력 문제 없다, 국내 기업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도움
반면,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외부 효과가 기대되고 그린워싱 등을 피해 현실적이고 타당한 목표를 수립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이번 삼성전자의 판단은 국내 재생에너지 수급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반영되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RE100 가입을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동참이 기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국내 여건 속에서 결정한 삼성전자의 판단으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담론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나아가 노동운 한양대학교 교수는 "이번 RE100 달성 시점은 글로벌 고객사와 논의 후 정해진 목표일 것이라며 기업 비재무 경쟁력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희 지평 ESG센터 그룹장은 "스코프3와 RE100 등은 비즈니스와 사업 관점을 떠나 정책과 산업 생태계와 연계되어 있다"며 "내부적으로 지킬수있는 약속으로 이행가능성과 변화를 고민해서 선언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 그룹장은 "생각보다 RE100을 실현해 나가는 내재화 전략이 만만하지 않고 삼성전자 단독으로 달성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이행가능성, 타당성을 고려한 선언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 소비량 많고, 국내 생산공장 절반 위치해 RE100 달성 쉽지 않아
한편, RE100 달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현재 RE100 달성을 위한 이행 수단으로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녹색 프리미엄, PPA, 직접발전 등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외에서 PPA는 다른 RE100 이행수단보다 전력 비용이 저렴하다"라며 "국내에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PPA 사용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에 따라 전력 소비량이 많고, 해외에 비해 재생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국내에 생산 공장 절반이 있어 RE100 달성은 쉽지 않은 목표다.
실제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은 글로벌 IT 제조사 중 1위 수준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사용량은 25.8테라와트시(TWh)로, 알파벳 18.2Twh, TSMC 18.1Twh, 인텔 9.6Twh, 애플 2.9Twh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도 RE100 달성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5%로 OECD 평균인 30%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RE100 이행수단을 선택할지도 관심 포인트"라며 "이행수단에 따라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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