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4·플립4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역대 폴더블폰 가운데 가장 많은 사전판매량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를 최소한 노트 수준, 최대 15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만큼, 사전 판매 성적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변윤재 기자]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약 일주일간 하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 시리즈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97만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똑같이 일주일 간 사전 예약을 받았던 Z폴드3·플립3의 92만대를 웃도는 성적이다.

일 평균 사전 판매량은 약 13만8000대로, Z폴드3·플립3(13만1000대)는 물론 상반기 플래그십이었던 갤럭시S22 시리즈(12만7000여대)보다 높았다. 제품 충성도가 높은 노트와 통합한 S22 시리즈가 8일간 102만대가 팔린 점을 고려하면, 4세대 폴더블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것을 여겨진다. 폴더블폰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견고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제품별 비중을 보면, Z플립4가 65%, Z폴드4가 35%였다. 전작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더 좋은 폴드 비중이 커진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Z플립3 70%, Z폴드3 30%였다. 색상의 경우 Z플립4는 핑크골드, 블루, 보라 퍼플 순으로 인기가 많았고, Z폴드4는 베이지, 그레이 그린, 팬텀 블랙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Z플립4의 인기는 이동통신사의 집계로도 확인됐다. KT 예약분의 66%, LG유플러스 예약자의 60%가 Z플립4를 택했다. 삼성전자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폰꾸미기가 가능한 Z플립에 대한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올해 사용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시청과 게임, 사진 촬영 등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배터리 용량을 늘렸고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는 플렉스캠 기능을 넣었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것도 판매량 진작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Z폴드4는 256GB 기준 199만8700원으로 지난해와 같았고, Z플립4은 256GB 기준 13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9만9000원 올랐다”면서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 게 사전 예약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은 만큼, 사전 예약 개통 수량도 Z플립3·폴드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Z플립3·폴드3는 첫날 27만대가 개통됐다.

업계에서는 초반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 타깃층인 MZ세대를 겨냥해 이통 3사와 한정판 마케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흰 색의 Z플립4에 이통사마다 특색 있는 한정판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스토조 텀블러, 보스 에코백, 원더 멤버십 카드 등으로 구성된 원더플립 화이트 에디션을 준비했다. KT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즈를 담은 우영우 에디션을, LG유플러스는 명품 브랜드 메종키츠네와 협업한 에디션을 각각 공개했다. 1993년 이후 출생한 Z세대에게는 후면 패널 색상 1회 교체권을 제공한 한편, 갤럭시 버즈2 프로 30% 할인 또는 버즈라이브 무료 증정 혜택을 추가로 줬다.

사전 판매 기세가 지속된다면 ‘아재폰’ 이미지 탈피는 물론, 연간 판매량 1000만대 달성도 가능하다. 노트20 시리즈 사전 판매량인 70만대를 뛰어넘은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건은 물량 확보다. Z플립3·폴드3는 초반 수량 예측에 실패하면서 사전 개통이 한 달 가량 지연됐고 초반 흥행세를 끌어가지 못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Z플립은 갤럭시 스마트폰 중에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스마트 기기에 능숙한 세대다 보니, 출고가 지연되면 취소하고 다른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스마트폰 신제품은 출시 후 한 달, 길어야 두 달 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면서 “소비자가 Z플립4를 지연 없이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작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초반 수량을 확보해뒀다. 이와 관련, 노태문 사장은 “제조원가 상승, 공정비용 상승 등 지금 상황은 저희들에게 불리한 건 맞지만,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판매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서 “부품 공급 이슈 때문에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돼 있으며, (일부 부품 공급 문제가 생겨도) 자체 공급망,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