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철강 산업의 ESG 경영이 흔들리고 있다. 근로자 인권 침해, 노동 쟁의, 중대재해 발생,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 등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승균 기자] 12일 ESG 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 분야 주요 기업의 ESG 등급은 올해 하반기 평가에서 다수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1년 정기 ESG 평가에서 철강 금속 산업에 속한 47개 기업이 받은 ESG 평가 평균 등급은 B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7점 만점 환산 기준 점수는 2.53점으로 전년 2.68점 대비 0.15점 하락했다.
3점은 B, 2점은 C 등급을 말한다. 2.53점은 B이하 등급을 의미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B 등급에 대해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제시한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하며, ESG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2021년 평가에서 B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은 고려아연, 영풍, KG동부제철이다. 고려아연은 사회 등급이 C에 그쳐 종합 등급이 B에 머물렀다. 영풍은 카드뮴 오염수 낙동강 불법 배출로 과징금을 부과 받아 환경 등급이 최저 점수인 D를 받아 종합 C등급을 받았다.
지난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공분야 철근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현대제철 등 11개사에 25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 국내 주요 철강 기업의 ESG 등급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 7개 제강사와 화진철강 코스틸 삼승철강 동일산업 등 4개 압연사는 2012 ~ 2018년 기간 조달청의 철근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을 배분하고 입찰 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징금은 현대제철이 866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동국제강 461억원, 대한제강 390억원, 한국철강 318억원, 와이케이스틸 237억원, 환영철강공업 206억원 등이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 재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ESG 이슈는 등급 하향에 있어 최우선 반영되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은 공공입찰에서 낙찰 가격을 시장가격 수준으로 제시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공정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며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철강금속 기업 중 가장 높은 ESG 평가 등급을 받아온 포스코홀딩스도 정기 평가에서 ESG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KCGS 3분기 등급 조정에서 근로자 인권 침해 사유로 사회 부문 등급이 A에서 B+로 하향됐다. ESG 평가기관 후즈굿에 따르면 포스코는 대법 판결로 복직한 노조 간부에 권고사직을 통보하는 등 이슈로 지난 6월 최대 ESG 노출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노동관행 리스크도 ESG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노조를 특수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특수손괴죄 등으로 경찰 고발하는 등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와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8일 안전보건공단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철강업 분야 근로자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3375건으로 전년 3369건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 직원 1명, 현대제철 2명, 동국제강 1명, 5월 세아베스틸 1명, 7월 동일제강 1명 등이 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정기 ESG 평가에 반영된다.
해외 ESG 평가에서는 작업장 안전 사고가 선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022 ESG 평가에서 현대제철과 고려아연에 대해 근로자 안전 부문을 취약한 영역으로 평가했다.
환경 경영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ESG 경영 측면에서 각별한 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지난해 국내 주요 탄소배출권 거래사들이 작성한 2021 탄소배출량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산업의 2021년 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철강 산업은 온실가스 와 폐기물 관리, 종업원 보건과 안전을 중대한 ESG 평가 요소로 편입하고 있다"며 "올해 정기 평가에서 다수 기업의 ESG 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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