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맥주=여름’이라는 공식을 깨고 맥주업계가 봄부터 발 빠른 시장 선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맥주가격 인상 이후 라인업 정비를 통해 실적 개선 확대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성아 기자]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히트상품 ‘테라’의 캐치프레이즈를 ‘리바운스(Re-Bounce)’로 정했다.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의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필두로 국내 주류 시장 회복을 이끌어내 코로나19 이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에는 테라에 최적화된 병따개 ‘스푸너’를 통해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스푸너 출시와 함께 공개된 유튜브 광고는 한 달만에 조회수 772만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핵심 콘셉트인 ‘청정’을 알리기 위한 친환경 활동 등으로 테라의 경쟁력인 제품 본질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올해 1분기 유흥시장 내 테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30%대까지 떨어졌던 유흥시장 공급비중이 최근 40%를 넘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예년의 판매량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주업계 부동의 1위인 오비맥주 또한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오비맥주는 카스 라인업 중 첫 밀맥주인 ‘카스 화이트’를 출시한다. 카스 화이트는 오는 4월부터 전국 대형마트 및 편의점에 판매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늘어난 가정용 주류 시장에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부터 카스 ‘올 뉴 카스’ 등 제품 혁신을 통한 라인업 확대로 더 넓은 소비자 층 확보에 주력했다.

이번 카스 화이트 또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맥주를 소비하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출시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가정 시장에서 밀맥주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맛은 물론 패키지까지 MZ세대를 겨냥한 세련됨으로 가정용 맥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주류업계 부동의 1,2인자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이러한 공격적 행보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기인한다.

국내 맥주 시장 규모는 출고량 기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5년 출고액 4조3399억원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3조6833억원으로 약 15% 감소했다. 그렇지 않아도 감소세인 시장에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유흥시장 감축은 더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주세법 변화에 따른 국산맥주 가격 상승도 시장 장악력에 타격을 미쳤다. 오비맥주는 이달 초 맥주 출고가를 평균 7.7% 인상했다. 수제맥주, 수입맥주 등에 대한 세금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카스, 하이트 등 국산 맥주에 대한 세 부담이 늘면서 국산 맥주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2년간 시장이 크게 변화하면서 맥주 시장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가오는 여름 대목에 대비해 미리 제품과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