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금융권 여성 베테랑급 인재들의 전진배치가 올해 두드러지고 있다. 사내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되는가 하면 부행장, 본부장 등 주요 사업 부문 핵심 보직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딜사이트경제슬롯 무료 게임 김병주 기자] 특히 금융권에 불고 있는 이러한 ‘여풍(女風)’은 그동안 여성 임직원의 역량 고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여성 리더 육성에 나선 각 사의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연말‧연초 정기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여성 인재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역량 있는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독 두드러진 금융권 내 ‘우먼 파워’가 향후 그 어느 업계보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금융권 내 ‘유리천장’에 균열을 내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여성 인재의 등장이 활발한 타 업계와는 달리 금융권은 여전히 여성 리더의 등장을 저해하는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실제로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여성 임원 비중은 전체 임원의 7.2% 수준이다. 일부 지주사의 경우, 아예 여성 임원 및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국내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은 지난 3분기 기준 5.2% 수준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전체 평균보다 높지만 7.2%라는 수치가 4개 금융사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금융권의 평균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인사에 불어닥친 ‘여풍’
이처럼 여전히 유리천장이 공고한 금융업계 내에서, 여성 인재의 약진이 눈에 띄는 이번 연말 금융권 인사는 유독 눈길을 끈다. 특히 자체적으로 육성한 인재의 승진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외부 여성 인재를 영입해 경쟁력 강화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신한금융은 이달 중순 실시한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경선 부행장을 신한DS의 CEO로 내정하며 그룹 최초의 여성 CEO 탄생을 알렸다.
조 부행장은 신한은행 공채 1기 출신으로 금융권 최초의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 1기 과정을 수료한 인물이다. 그동안 은행 디지털개인부문장을 역임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 마케팅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신한금융은 지주사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책임질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에 김명희 부사장을 신규 영입했다. KAIST 전산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IBM, SK텔레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등을 거친 김 부사장은 국내 산업계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여성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에 영입한 김명희 부사장은 향후 그룹 내 디지털 매트릭스 강화를 포함한 전반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은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KB증권의 여성 CEO 박정림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박 대표는 주식시장의 호황 속에서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앞세워 수익성 제고와 각종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KB금융인 국내 금융권 내에서도 가장 여성 인재 등용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금명간 있을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인재들의 대거 발탁 및 등장이 예상된다.
이밖에 하나은행도 박영미 손님행복본부장과 고금란 영업지원본부장 등 2명을 여성 본부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하나은행 내 여성 임원 및 본부장은 이번에 신규 선임된 2인에 김소정 디지털경험본부 부행장과 이인영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김미숙 연금사업본부장을 더해 총 5명이 됐다.
특히 이들 ’여성 본부장 5인방‘ 모두 70년대생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세대교체의 성격도 담고 있다는 것이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번에 2명의 여성 본부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의 여성리더는 총 5명으로 늘었다.
미래 여성 리더 육성에도 집중
금융업계에서는 금융권 전반의 여성 임원 비중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연말 금융권에 불어 닥친 이 같은 여풍이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자체적인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금융권 처음으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조경선 신임 신한DS 대표도 '신한 쉬어로즈' 1기 출신이다. 또 이번에 하나은행 내 신규 여성 본부장에 선임된 박영미 손님행복본부장과 고금란 영업지원본부장은 하나금융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 1기 출신이다.
하나웨이브스는 하나금융의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처음 시작해 각 관계사 CEO들의 추천을 받은 총 34명의 그룹 내 여성 부점장급 리더들이 1기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우리은행도 여성 리더 양성을 위한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인 ‘우리 WING’ 1기 사업을 통해 우리은행 내 과장부터 부장(지점장)까지 다양한 직급에서 선발된 총 60명의 직원을 교육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풍부한 여성 인재풀을 조성할 것”이라며 “적재적소에 역량 있는 여성 인력을 배치해 조직의 생산성과 경쟁력 극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KB금융도 계열사별로 △위 스타 멘토링(KB국민은행) △KB사내대학 드림캠퍼스(KB손해보험) △밸류업(KB증권) 등의 여성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여성 직원들이 입사 후 주니어시절부터 임원, CEO 등 회사 내 리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점차 여성 리더들이 늘어나면, 이들이 소위 ‘멘토’가 돼 여성 직원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결혼과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 직원들이 많다 보니 승진할 수 있는 여성 인력풀 자체가 작았던 측면도 있었다”라며 “전략적으로 여성 인재를 꾸준히 양성하고 회사 차원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는다면 현재 주니어급 여성 직원이 관리자급이 되는 시점에는 여성 임원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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