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토너먼트 이태웅 기자] 한화솔루션이 재고자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개화 시점이 미뤄지면서 전략적으로 비축해 놓은 태양광 패널 등을 털어내지 못한 결과다. 이에 한화솔루션이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역시 재고 부담을 낮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술루션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5년(2020~2024년)간 이 회사의 재고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2020년 1조4316억원 ▲2021년 2조2315억원 ▲2022년 3조1170억원 ▲2023년 3조4475억원 ▲2024년 4조2575억원 순으로 연평균 31.3%씩 증가하고 있다.

재고자산이 불어난 배경으로는 한화솔루션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태양광 시장의 개화 시기가 당초 전망보다 늦어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에 풀리다 보니 한화솔루션의 재고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재고자산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사업 재공품이 지난해 1조520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3.9%나 급격하게 불어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회계 계정상 재공품은 완제품 전 단계로 생산 과정에 머물러 있는 미완성 제품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한화솔루션이 태양광모듈 등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전략적으로 생산을 늘렸지만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으면서 재고가 쌓였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화솔루션의 재고자산회전일수가 늘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회사의 재고 부담을 엿볼 수 있다. 재고자산회전일수란 창고에 쌓인 재고를 얼마나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25.9일로 전년 107.4일 대비 18.5일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17.2% 증가한 셈이다.

이 때문인지 한화솔루션은 매출채권을 줄이고 매입채무를 늘리는 방식으로 재고자산으로 묶여있는 유동성 보충하고 있다. 재고자산을 쉽사리 털어낼 수 없다 보니 외상매출을 회수하고 외상거래를 늘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을 낮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이 회사는 매출채권을 7613억원(3조8636억원→3조1023억원) 줄였고 매입채무는 같은 기간 8175억원(2조1562억원→2조9737억원) 늘렸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증감폭이 재고자산 증가분을 넘어서면서 운전자본은 7687억원(5조1549억원→4조3861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한화솔루션이 운전자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한화정밀기계,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와 기기 장비 등을 매입해오고 있는데 관련 상품·서비스에 대한 외상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이 특수관계자들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매입채무 규모만 봐도 2023년 4656억원에서 지난해 6632억원으로 1976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입채무 증가분의 24.2%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화학 부문도 마찬가지로 태양광 모듈 시황이 좋지 않다보니 재고를 쌓아두고 이긴 하지만 유지, 보수 관리하는 데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재고자산이 많이 쌓여 있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제품 수요처를 해외로 돌리는 등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