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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제작사 이태웅 기자] "성장을 위한 변곡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 하고 처음 출발했던 벤처정신으로 재무장 해야 합니다."
김택진·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올해 1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 골자다. 한 달이 지난 현재 엔씨소프트는 신작 개발팀에 대한 물적분할 절차를 마무리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개발 스튜디오 체제를 정립했다. 이에 시장에선 엔씨소프트가 이번 물적분할을 실시한 표면적 이유는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화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리니지 신화'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일 퍼스트스파크게임즈, 빅파이어게임즈, 루디우스게임즈 등 내부 개발 조직에 대한 분할등기 절차를 마쳤다. 이를 통해 1997년 3월 출범 이후 줄곧 유지한 인하우스 개발 체계를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했다.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지배구조 재정비는 과도한 본사 집중도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임직원은 4886명으로, 이 회사가 사옥으로 활용 중인 판교R&D 센터의 적정 수용인원 3000명을 크게 웃돈다.
엔씨소프트의 인력 규모는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KRX 게임 톱10 지수에 편입된 국내 주요 게임사의 임직원 현황을 보면 같은 기간 ▲크래프톤 1719명 ▲넷마블 794명 ▲시프트업(3분기 말 기준) 311명 ▲펄어비스 692명 ▲카카오게임즈 462명 ▲위메이드 553명 ▲더블유게임즈 349명 ▲넥슨게임즈 1324명 ▲NHN 903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게임사의 평균 임직원 수는 790명으로 엔씨소프트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에엔씨소프트가 경영효율화만 염두하고 물적분할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적인 배치 이상의 의미가 내포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리니지 성공 신화에 사로잡힌 구성원들에게 경각심을 전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라는 장르를 상징하는 대표 지식재산권(IP)이다. 리니지는 1998년 출시된 이후 27년 동안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국내에서 해외로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등 변화를 겪으며 엔씨소프트의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리니지 성공 신화가 오래도록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신주의가 회사 중심에 자리잡게 됐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포스트 리니지를 강조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2017년 출시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을 시작으로 리니지2M(2019년), 리니지W(2021년), 블레이드앤소울2(2021년) 등 신작 모두 리니지를 답습했다는 비판을 적잖게 받았다. 이런 가운데 신작 출시 일정마저 지연되다 보니 리니지 성공에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이러한 지적이 나온 후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22년만 해도2조571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23년 1조7798억원으로 30.8%나 감소했고, 지난해 역시 전년 대비 10.5% 줄어든 1조593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에서 비롯된 보신주의를 씻어내기 위해 물적분할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마치 이 회사가 1998년 리니지를 출시한 이후 2005년 길드워, 2008년 아이온, 2012년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양한 작품을 잇달아 출시했던 것처럼 현재 마주한 경영 위기를 도전 정신으로 극복하겠다는 절실함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도 "독립 개발 스튜디오는 각 개발진에 독립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보면 내부에 리니지라는 버팀목이 있었던 것이지만 개별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이어 "엔씨소프트로서는 결국 차일피일 신작들을 미룰 수 만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 분사 체제를 통해 게임 개발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시장과 유저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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