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이하 홍콩ELS) 사태 관련 대규모 자율배상과 함께 이자익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가계대출 증가율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부진이 1분기를 넘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페이라인 김병주 기자]금융지주 1분기 실적, 전년 대비 감소 전망
3일 금융정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당기순이익 컨세서스(전망치)는 4조489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4조9015억원) 대비 약 8.4%(4126억원) 줄어든 수치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및 시중은행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율 위축,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의 여파로 실적 감소 속에 홍콩ELS 자율배상 이슈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각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한 KB금융은 1조43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4976억원) 대비 3%가량 낮아진 실적이다.
이어 신한금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조35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고 하나금융(9974억원), 우리금융(8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장의 실적만 보면 KB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신한금융을 제치고 1분기에도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확정된 ‘홍콩H지수 자율배상’ 변수를 대입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홍콩ELS 이슈에 실적 ‘더 쪼그라들까’
실제 4대 금융지주의 주요 은행 계열사는 지난달 말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와 정기 이사회를 통해 홍콩ELS 자율배상을 일제히 의결했다. 실질적인 배상 규모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율배상을 시행하겠다는 것 자체는 공식화한 것이다.
이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일부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실제 배상금을 지급하는 등 본격적인 자율배상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을 결의한 이후, 후속 조치에 발 빠르게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4대 시중은행에서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잔액은 약 6조700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이 약 4조7450억원 수준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1조3330억원) △하나은행(7380억원) △우리은행(250억원) 순으로 상반기 만기도래분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별로 배상 비율이 상이하지만 금융당국과 은행업권 자체적으로 예상하는 평균 배상비율(40%), 그리고 손실률(50%)을 고려하면 이들 4대 시중은행이 상반기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약 1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각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1조원에 육박하는 95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신한은행(2660억원), 하나은행(1480억원), 우리은행(50억원) 순으로 예상된다.
1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 또한 자율배상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당장 배상액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KB국민은행의 실적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은행의 지주사인 KB금융지주 전반의 실적 하락도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홍콩ELS 자율배상 발표를 전후로 KB금융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기존 대비 1400억원 가량 하향조정했다. 만약 이같은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역시 자율배상 여파로 기존 전망치 대비 200억원 가량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신한금융(1조3260억원)이 KB금융(1조2900억원)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되찾게 된다.
리딩금융 뿐 아니라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격차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간 구도로 전개됐던 최근 리딩뱅크 경쟁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나아가 홍콩ELS리스크에서 비껴간 우리은행의 참전도 예상 가능하다.

전반적 업황 위축에 실적 우려도↑
다만, 이같은 전망치는 아직은 추정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1분기 실적에 충당금 및 영업외손실 방식으로 배상금을 반영하겠다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상황에 따라 분기별로 나눠 반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실적 흐름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가장 많은 배상금이 예상되는 KB국민은행이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배상액을 나눠 반영할 경우, 리딩금융 구도는 그대로 KB금융의 우세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장의 홍콩ELS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금융시장 전반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하반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는 NIM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리딩뱅크인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NIM 하락세가 지속 중이고, KB국민은행 또한 지난해 4분기 NIM이 1.83%로 전분기 대비 0.1%p(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이밖에 여타 국내 시중은행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으로 NIM 하락 기류가 형성돼있는데, 금리인하가 현실화 될 경우 NIM을 포함한 수익성 전반의 개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
다소 주춤해진 대출 증가세도 은행권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최근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의 대출 증가로 역대급 이자익을 거뒀지만, 더 이상 높은 수준의 이자익 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원 늘어났는데, 이는 1월 대비 전월 증가폭(3조3000억원) 보다 1조3000억원 가량 축소된 수치다. 여기에 여전히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위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조치를 시행 중이라는 점에서 전년 수준의 회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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