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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간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에 올려놓은 데다, 연 매출도 200조원까지 끌어올리며 글로벌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항간에서는 재벌 3세 총수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앱 김현일 기자] 하지만 그가 ‘미완의 총수’ 딱지를 떼려면 앞으로 더 험난한 여정을 지나야 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아직 신사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경쟁자 대비 다소 미진한 전동화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오는 10월 14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지난 1970년 10월 18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초대 회장(현 명예회장)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정 회장은 휘문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일본 이토츄 상사(伊藤忠商事),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거쳐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실장으로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영업지원사업부장(상무), 국내영업본부장(전무), 부사장, 기아 사장,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거친 그는 2020년 정몽구 초대 회장의 뒤를 이어 2대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됐다.
정 회장이 취임 3년차를 맞는 현재,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판매 3위의 완성차 회사 자리에 올라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277만2082대를 판매하며 일본의 토요타, 유럽 폭스바겐그룹과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 글로벌 순위에서 두 계단 뛰어오른 3위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에도 365만7382대를 판매하며 해당 순위를 사수하고 있다.
판매량 증가로 매출 및 영업이익 또한 크게 뛰었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129조9633억원으로 지난 2020년 상반기의 73조1141억 대비 약 1.8배다. 지난해 연 매출의 경우 229조86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437억원에서 14조1076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2.8%에서 10.9%로 높아졌다.
이는 정 회장의 전기자동차 시장 선도 의지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전기차 전환시기에 맞춰 발 빠르게 선보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EV 시리즈 등을 히트시키며 글로벌 시장에 현대차그룹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과거 임직원들에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패스트 팔로워’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라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미국 조지아주와 울산에 현대차 전기차 전용 신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PBV(목적기반차) 전용 공장을 지어 전동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기업과 해외 주요 지역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한 편 자체적으로 배터리 제작·생산 역시 준비하며 전기차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더 넓힐 준비 역시 진행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라는 두 개의 브랜드를 독립성을 유지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것 역시 유효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디자인 등의 부분에서는 정보 공유 없이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영업본부 역시 따로 두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 고성능 브랜드 ‘N’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한 편, 기아는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보다 넓은 시장을 커버한다. 승차감의 경우에도 현대차는 부드러움에, 기아는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주행감에 방점을 뒀다.
이렇다 보니 양사의 대표모델들도 현대차는 아반떼-소나타-그랜저로 이어지는 세단, 기아는 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로 이어지는 RV(레저용 차량) 라인으로 크게 다르다. 각자 잘하는 부분이 확실한 만큼 전 차급을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폭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정 회장에게는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신사업을 부흥시키고,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해결하는 한 편 공장의 전동화를 가속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선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절실하다. 정 회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지난 3년간 투자를 계속 하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기업 앱티브가 설립한 모셔널은 지난 3년간 영업손실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정 회장이 사재 24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들여가며 인수했던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상반기 1969억원, UAM 법인 슈퍼널은 8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오는 2030년까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50%, UAM 30%, 로봇 20%의 매출구조를 상정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중국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부진도 뼈 아프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이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반한 정서가 짙어진 나머지 현지 사업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중국에 전용 전략형 모델인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무파사’, 전기 SUV EV5를 출시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룹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순환출자’는 한 그룹내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으로 지배구조 확립에는 유용하나 경영 투명성을 저해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국내 10대 그룹 중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또한 업계에서는 노조의 반대에 부딛혀 테슬라나 토요타 등 경쟁자들 대비 공장의 전동화가 더딘 점 역시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시대에 공장의 전동화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과제에 해당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고용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전동화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는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정년 연장 및 고용 세습 등을 주장하며 사측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2가 나오면 3000만원 초반 대로 4~50% 가까이 저렴한 가격이 구현 가능하다. 다른 업체들에게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 하는 식으로 테슬라가 앞서 나갈 것”이라며 “미국 뉴욕타임즈도 (전기차의 대중화가) 올해 후반은 아니라고 예고했으나 대신 1~2년 이내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다른 기업도 무장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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