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개발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300여명이 거리행진에 나선 것.

[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무책임 경영, 회전문 인사, 브라이언 사과하라! 경영실패 책임, 떠넘기지 말고, 고용안정, 책임져라! 일방적 리더십, 이제 그만, 탐욕적 경영 그만해라!" 격한 구호를 따라 외치며 참가자들은 양산을 흔들었다. 이들이 든 양산에는 '책임·소통·사과'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가 다시 집단행동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6일 1차 집회 후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던 상황. 그러나 경영진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노조는 2차 집회에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지회는 이날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판교 일대 약 1.5km를 행진하며 경영진을 강하게 규탄했다. 오치문 수석부지회장은 "지난 1차 집회 후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나 회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동안 들려온 소식은 김범수 의장이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을 맡았다는 것과 브라이언 펠로우를 모집한다는 것"라고 꼬집었다. 이어 "회사는 곪아터지고 있는데 외부 이미지만 신경쓰는 모습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면서 "김범수 의장은 사과를 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외쳤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가 거리로 나선 이유는 구조조정 때문이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테인먼트·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계열사는 현재 적자를 이유로 연달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규모는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테인먼트가 4381억원으로 가장 크고,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는 1612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기업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을 축소하는 사례는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구성원 간 '소통'이 있었느냐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계열사들은 희망퇴직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진행했다.

더욱이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면서도 고통의 분담을 C레벨 이상 경영진은 비껴갔다는 점도 반발을 키웠다. 실제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던 백상엽 전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 대표는 비상임 고문으로 복귀했다. 고용불안에 노출된 일반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회에 참여한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소속 직원들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데일리임팩트와 만난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언제든 회사를 '비자발적으로'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내비쳤다. 경영난을 해소할 리더십이 사라진 자리에는 불통과 불안만이 남은 셈이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 소속 A씨는 "50%를 웃도는 200여명 이상의 직원이 희망 퇴직할 것 같고 저 역시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사측은 일방적으로 무책임하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이렇게라도 단체행동에 참여해야 우리의 뜻을 경영진에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다만 집회는 시종일관 평화롭고 재치있게 진행됐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이름이 같은 김범수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특히 '불통의 리더십'을 꼬집듯 '제발''보고싶다' '나타나'를 선곡했다.

김 센터장을 비롯해 경영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판교역 광장, 네오위즈, H스퀘어 앞에서 각각 3차례 종이상자를 부수는 장면이 연출됐다. 상자에는 불통·탐욕·일방적 리더십·고용불안·권고사직·차별·무책임·회피·침묵·탐욕과 같은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이들이 퍼포먼스를 벌인 장소는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아지트와 엑스엘게임즈,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가 위치해 있다. 내부 혼란을 초래한 경영진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가 현재 집회에서 집단행동을 갈음했지만 향후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승욱 지회장은 "적자가 아닌 법인에서도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이 진행돼 사내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엑스웰게임즈는 지난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또 사내 공지에 권고사직을 실행할 수 있다고 해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항"이라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사측이 크루들에게 아무런 사과도 대책 마련도 없이 일방적으로 희망 퇴직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8~9월 진행되는 단체 협약이 결렬될 경우 파업 등 보다 강도 높은 단체 행동도 단계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는 앞서 김 센터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 구성원들의 입장을 알린 만큼, 이번에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계열사 경영진의 '과오'가 없었는지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엔터프라이즈 전(前)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사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는 경영진의 대응과 별개로 이번 내홍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서 지회장은 "이러한 사태는 모두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공동체 내 컨트롤 능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사내 절차나 시스템을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따라가야하는데 (경영진의) 즉흥적인 판단으로 모든 게 결정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태가) 쉽게 끝나진 않을 것 같다. 내년 초까지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가 쏘아올린 공은 판교 밸리에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로나 19에 따른 비대면 효과로 IT기업들은 단기간 고성장을 지속했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는 물론 네이버,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넥슨 등 IT업계 주요 기업들은 기저 효과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의 경상비용 중 가장 비중이 큰 게 인건비다. 숙련된 개발자를 많이 확보해야 IT 서비스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역성장 또는 정체기에 접어든 기업 입장에선 현재의 조직이 '헤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비용 절감이나 운영 부담 경감을 위해서 인력 조정을 시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방증하듯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노조의 시위는 판교족들의 이목을 끌었다. 인근 IT회사 근무자들은 노조의 행진을 한동안 지켜봤다. 일부는 사진을 찍거나 응원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노무 담당이라는 한 IT 회사 직원은 "예전에 웹툰 때문에 판교서 집회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하는 집회"라며 관심을 보였다. 40대 게임 회사 직원은 "생각보다 과격하지 않고 질서있게 하는군요"라면서 "비디오 슬롯머신 무료게임 직원들, 응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