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폴드5가 폴더블 사상 최고 사전판매량을 기록했다. 일주일 간 100만대 이상 팔리며 폴더블폰 판매 신기록을 다시 썼다.
[변윤재 기자] 판매량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구매자층이다. 2030세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폰꾸'에 관심이 높은 MZ세대를 겨냥한 노태문 사장의 플립 중심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갤럭시=아재폰' 오명을 털어내고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 갤럭시Z플립∙폴드5 국내 사전 예약에서 102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역대 폴더블 스마트폰 국내 사전판매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3(109만대)과 맞먹는 수준이다. 바형 스마트폰 기록에 근접했다는 것은 폴더블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Z 시리즈는 폴더블폰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했지만, '상징적 의미'가 더 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플래그십인 노트 시리즈를 S 시리즈와 통합시키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폴더블폰에 공들였다. 그러나 3세대 들어서야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의미한 판매량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타깃층을 겨냥한 맞춤 기능을 탑재하고 한정판 마케팅을 지속했지만 노트를 대체하진 못했다. 노트 시리즈는 연간 1000만대 가량의 판매고를 책임져 왔다. 획기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Z 시리즈 전작의 판매량은 900만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5세대 폴더블폰은 노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스마트폰 최다 판매기록은 노트10 시리즈로, 2019년 출시 당시 11일 동안 138만대가 팔렸다. Z플립·폴드5 사전 예약 기간이 4일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노트10 못지 않은 흥행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신작 성공을 기대했던 삼성전자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서 플립·폴드5 사전 판매가 상당히 선전했다"며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연간 판매량 100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Z플립∙폴드5가 사전 예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에는 노 사장의 플립 중심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Z플립은 폴더블폰 대세화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폴드는 아저씨 같은데, 플립은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20~30대 여성들의 플립 구매가 늘면서 Z 시리즈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노 사장도 입장을 바꿔 플립을 주력 모델로 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플립4와 폴드4의 전세계 판매 비중은 6대 4 수준이었다.
Z플립5는 변화가 한층 두드러진다. 전면 디스플레이 크기를 2배 가량 키웠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도 카카오톡, 사진 촬영을 비롯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노 사장은 플립의 사용성 개선이 폴더블 대중화의 키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첫 폴더블폰 출시 때부터 앞으로 (폴더블폰이) 프리미엄 카테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말해왔다"며 "올해 노트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Z 시리즈가 노트의 판매량을 넘어선다는 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확대된다는 뜻이다.

특히 Z플립5는 삼성전자가 열세였던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치트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분기 애플은 스마트폰으로 110억5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4300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1000만대 가량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7분의 1(15억6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의 지배력 차이를 보여준다. 또다른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더 비싼 제픔을 구매한다는 건, 해당 브랜드가 가격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고, 소비자가 이에 공감한다는 뜻"이라며 "결국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과 같은 '명분'을 중시해왔다. A·M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 판매량 1위는 달성했지만 중국업체의 가성비 전략에 밀려 고전 중이다. 폴더블은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분야다.
충성 고객 확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사전 예약에서 플립5와 폴드5의 비중은 약 7대 3으로 나타났다. 지난헤보다 플립 선호도가 강해진 것은 MZ세대 구매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신3사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체의 70%, KT는 75%가 Z플립5를 선택했다. SK텔레콤이 이들의 연령대를 분석했더니 2030세대가 주였다. 전체 사전 예약자의 62%가 20~30대였고, Z플립5는 20~30대 여성 구매자가 35%나 됐다. T팩토리, 애드샵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등 각 통신사의 MZ 특화 오프라인 매장 역시 Z플립5를 체험하려는 청년층의 방문이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전작 대비 2배 늘어난 2만명이 찾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Z 시리즈로 고성장 중인 폴더블 대중화를 유도해 시장 주도권을 움켜쥐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충성 고객층을 넓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힐 작정이다. 노 사장은 "올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중 1대 이상을 폴더블로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수는 있다. 애플의 아이폰15다. 9월 중순경 공개되는 아이폰15는 성능이 개선될 전망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적용돼 노치가 사라지고, 최대 6배 광학줌의 잠망경 카메라 렌즈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고 사상 최초로 USB-C타입 충전단자도 적용된다. 전작 대비 사용성이 강화됨에 따라 전작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아이폰15 출시 전 최대한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 예상보다 '박한' 공시지원금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Z플립5의 국내 출고가는 139만9200원~152만200원, Z폴드5는 209만7700원~221만8700원이다. 전작보다 출고가가 오른 반면, 공시지원금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장 높게 책정된 KT의 경우, 5G 초이스 요금제를 가입해야 Z플립5 65만원, Z폴드5 24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LG유플러스 역시 5G 슬림플러스 요금제로 갈아타야 Z플립5 50만원, Z폴드5 23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도 5GX플래티넘 요금제 가입자에 한해 Z플립5 48만원, Z폴드5 17만원을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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