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상생 금융‘과 ‘혁신‘을 기치로 걸고 지난 2017년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상생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직면했다. 고객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청년도약계좌에 불참한데 이어 주택담보대출, 파킹통장 금리도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 다운 심민현 기자] 인터넷은행이 당초 수십 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국내 금융 업계에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간 혁신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고 기존 금융 산업에서 소외된 고객을 위한 포용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인뱅 3%대 주담대 금리 결국 무너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단 기준으로 4.06%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3.9%를 유지하며 3%대를 간신히 지켰지만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전월대비 0.14%p(포인트) 상승하면서 결국 마지노선을 넘고 말았다.

케이뱅크도 지난 4월에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9%였지만 지난달부터 4%대를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코픽스 금리가 오르고 최근 연체율 증가 폭도 가파라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은행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내세워 주택담보대출 고객을 유치했다는 점이다. 실제 4%대의 시중은행 금리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인터넷은행으로 대환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년 전 3억5000만원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서울 서대문구에 아파트를 마련한 A(35)씨는 지난 4월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대환해 이자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기뻐했지만 최근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인터넷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에 진입해 이자가 매달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고물가 등으로 살림이 팍팍해져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인터넷은행으로 대환 했는데 금리가 올라 시중은행 이자와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운영 방식이 다를 것이라 믿고 선택했는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가입률 높은 파킹통장 금리는 되려 낮춰

반면, 인터넷은행 출범 초기 흥행을 이끌었던 파킹통장 금리는 되려 내려가고 있다. 파킹통장은 주차를 의미하는 ‘파킹(parking)‘과 통장을 합한 용어로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뜻한다. 한마디로 차를 잠시 주차하듯 언제든지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통장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수시 입출금 통장은 연 0.1~0.2%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지만 파킹통장은 일정 금액 이상이 통장에 예치돼 있으면 연 1%를 넘는 금리를 지급한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소액이 자주 필요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또 주로 모바일이나 비대면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는 점도 MZ세대의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고객 절반 가량이 MZ세대로 구성된 인터넷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부터 연 2.4%였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금리를 연 2.3%로 내렸다. 토스뱅크의 수시입출식 예금인 ‘토스뱅크 통장’의 금리도 6월 초 예치금에 상관없이 세전 연 2% 까지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또한 지난 6월부터 ‘세이프박스’ 금리를 연 2.4%에서 연 2.2%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저축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최대 연 5%까지 올리며 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읏백만통장2’는 100만원 이하 예치금에 대해 최고 연 5% 이자를 제공한다. 다올저축은행도 지난달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 ‘Fi 커넥트 통장’을 출시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파킹통장 등 수시입출금예금은 언제든 돈이 들어왔다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정기예금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예금 조달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 비중(총 예금의 69.1%)이 여타 4대 시중은행(42.7%)에 비해 높아 수신예금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측은 "비대면 예금은 기술적으로 이탈이 용이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긴밀한 관계의 예금을 적극 확보하는 등 수신예금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모든 일의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파킹통장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인터넷은행이 MZ세대를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해 생겨난 이유도 있는 만큼 모든 결정을 신중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