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지난 2016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법인 매출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감소폭은 40%에 육박했다.
[변윤재 기자]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고전했다. 삼성전자는 43%, 현대차는 무려 75%나 현지 법인 매출이 급감했다. 미·중 갈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의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총 111조424억원으로 2016년(127조7292억원) 대비 1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할 경우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2022년 73조4485억원으로, 37.3% 급감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된 뒤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됐다"며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완성차와 전자분야다.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중국 기업의 약진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였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무려 75.7%나 빠졌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곳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나 급감했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사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위축은 국내 부품 업체들에게도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원으로, 2016년(8조8746억원)과 비교해 80.8% 줄었다. 현대트랜시스(-55.1%),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 스마트폰과 가전부문 판매 감소로 2016년 17조1236억원이었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43.5% 감소했다. 지난 2021년 중국 후이저우 생산법인을 청산한 게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49.9% 하락했다.

반면 배터리·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6년 사이 무려 431.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483.5% 수직 상승했다. 이차전지 관련 생산법인 중 하나인 삼성SDI 톈진 법인의 경우, 2558.7%라는 기록적인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 또한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
반도체 기업들도 활황이었다. 삼성전자의 중국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시안법인은 2016년 4조1521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151.5% 수직 상승했다.
이 외에도 LG화학(179.4%),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 감소 폭(-36조329억원)이 가장 컸다. 생활용품(-2610억원), 건자재(-532억원), 철강(-355억원) 등도 중국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반면 IT전기전자 업종은 12조4824억원이 증가했고 석유화학(6조290억원), 식음료(6809억원), 조선·기계·설비(3399억원)도 매출 증가 폭이 컸다.
또, 한한령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을 매각하거나 청산한 사례가 상당했다. 매각된 중국 생산법인은 30곳, 청산된 법인은 16곳이나 됐다. 매각된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6조5945억원, 청산 법인은 13조198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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