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선에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딜사이트경제인기 슬롯머신 무료게임 김현일 기자] 정 회장은 먼저 자동차 리스·렌탈 확대 등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 건설 기간 추가 단축, 미국산 배터리 확보 등도 이번 방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또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반으로 미국 완성차업계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방미 기간 중 한미 양국 주요 CEO(경영자) 3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주재하기로 결정했으며 업계에선 이 자리에서 다양한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방 통해 미국 공략 재확인

현대차그룹은 이번 순방을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중요한 '키(KEY)'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IRA 세부 지침을 통해 현대차그룹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모두 제외되면서 추후 미국 시장 공략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최근 폭스바겐의 전기 SUV ID.4 모델이 외국계 자동차로는 최초로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점 역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해당 차량은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해 조지아주에서 생산된 SK온의 배터리 등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정 회장은 △자동차 리스·렌탈 확대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 일정 단축 △GV70 배터리 교체 등 IRA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현지 관계자들과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로서는 세액공제를 위해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전기차 공장 건설을 서두르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라면서도 “(정 회장의) 일정에 관해서는 전달받은 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또 현대차그룹은 SK온과 함께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가 투입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 건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이 절반씩 부담하는 이번 투자 건은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한 미국에서 양사 간 첫 '전기차·배터리 동맹' 구축이다.

현대차로선 이번 합작 공장 설립 건으로 북미 지역 전기차 생태계 구축의 핵심인 배터리 공급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당장의 경쟁력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전기차 양산이 본격화되는 오는 2025년부터라도 공급에 차질이 없게끔 준비를 해놓겠다는 것이다.

실적 바탕으로 대응 방안 전달

최근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1분기 실적도 정 회장의 현지 정책 대응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현대차그룹은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잠정)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86.3%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 역시 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에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기아의 실적 추정치를 더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원도 넘어 일본의 도요타까지 제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정 회장의 방미 일정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차량은 판매한 기업인만큼 정 회장이 미국 측에 '시간적 유예'나 '규정 적용 유연화' 등의 방안을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위치를 재확인했다"며 "정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가 협의를 하는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