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미국 기업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주 14일(현지시간) 대형은행 실적이 모두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안도했고 이들 은행 주가는 대체로 상승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이 대형은행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는 우려는 일단 기우로 끝난 것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시장에서는 두 지역은행의 파산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자 돈이 지역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이동하면서 대형은행이 수혜를 봤을 것이란 분석과 은행권 불안으로 대형은행에서도 돈이 빠져나가면서 머니마켓펀드(MMF)처럼 더 고수익 상품으로 옮겨갔을 거란 분석이 맞섰지만 일단은 전자의 분석이 맞았다는 데 힘이 실리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 외신들은 3월 터진 은행 위기로 지역은행이 피해를 봤을지 몰라도 이런 ‘골리앗’ 은행들은 오히려 수혜를 봤다는 게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WSJ은 “미국 중소 지역은행의 붕괴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돈을 옮기며 대형은행이 큰 혜택을 봤다”고 분석했다.

밀린드 메히어 일드스트리트의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골리앗 은행은 계속 승리하고 있고, 이들 초대형 은행은 최근 금융 위기로 인해 엄청난 수혜를 봤다고 볼 수 있다”면서 “웰스파고와 JP모건의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UBS는 은행 실적에 대해 ‘대체 무슨 위기를 말하나? 미국 은행 업계가 등을 펴고 있다’는 제목의 클라이언 노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뿐 아니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까지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주 금요일 주가가 대체로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는 7.55%, 씨티그룹은 4.78%, 블랙록은 3.07% 올랐다. 웰스파고도 실적 발표 후 주가가 2% 이상 올랐지만 상승분을 내어주고 보합권 마감했다.

은행 위기 안심은 일러

하지만 투자자들이 한숨은 돌렸지만 미국의 은행권 위기가 완전히 마무리됐다며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대형은행이 지역은행의 예금을 빨아들이면서 수혜를 봤지만. 지역은행은 여전히 유동성 문제 등으로 씨름할 가능성이 높은 게 문제다.

실제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은행의 사장은 “예금 유치를 위한 경쟁 강화에 따른 가파른 비용 증가로 1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경고했다.

메히어 CEO 역시 “소규모 기업은 지역은행 의존도가 높은데 지역은행이 대출을 줄이거나 하면 그로 인한 조달비용이 높아져서 비용 감축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런 경우 슬롯게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침체가 촉발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14일 대형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지만 일부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내린 것도 이런 불안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팩웨스트와 웨스턴얼라이언스는 각각 1.7%와 1.5% 내렸고,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3% 이상 급락하며 대형은행들의 주가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대형은행들도 1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앞다퉈 강조했다.

은행 위기에 대한 영향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자주 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실적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슬롯게임가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절대 경계의 끈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고 대차대조표도 여전히 강력한 상태고, 기업들도 양호하다”면서 “미국 슬롯게임는 일반적으로 계속해서 건강한 토대 위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주시해 왔던 폭풍우가 여전히 곧 일어날 듯하며, 은행 업계의 혼란은 이러한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과 웰스파고 등은 신용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서 신용손실충당금(provision for credit losses)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JP모건은 1년 전에 비해서 신용손실충당금을 56% 확충했고, 웰스파고는 상업용부동산 신용과 자동차 및 신용카드 대출 손실 증가 가능성에 대비한 6억4,300만 달러를 포함해서 12억 달러의 신용손실충당금을 마련해 뒀다.

이는 은행들이 슬롯게임둔화에 따른 대출 부실화에 대해 미리 대비해 놓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악화로 개발업체들이 채무 상환에 애를 먹으면서 상업용 부동산이 일부 은행들에게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슬롯게임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