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며 정부와 대기업들이 분야를 넘나드는 협력을 진행하고, 국내 지자체들과도 손을 잡으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 김현일 기자] 하지만 아직 관련 법제도와 기술력이 미비한데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의 격차 역시 큰 만큼 후발주자로서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9일 정·재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방한한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회장)과 만나 UAM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주요 신사업 분야로 두고 지난 2020년 미국에 U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을 설립, 해외 항공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꾸준히 접촉하며 기체 개발 등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AAM(Advanced Air Mobility)은 지역·지방·국가 간의 사람과 화물 운송을 가능케 하는 항공 모빌리티를 뜻하며, 도심과 교외 환경에 집중하는 UAM(Urban Air Mobility)와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보잉을 비롯해 영국 롤스로이스·프랑스 사프란 등 각국 항공업체 경영진을 만나 업무협약(MOU)을 교환하고 AAM 사업 방향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역시 지난 6일 칼훈 회장과 만나 방산과 UAM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UAM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UAM 전문기업인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용 전기식 작동기 공동개발에 나섰다.

특히 한화시스템의 경우 한국공항공사·SK텔레콤·T맵모빌리티 등 국내 과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만들고 오는 2025년 UAM 상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협력하고 있어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문 협력을 진행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자체들 역시 속속 UAM 사업에 뛰어들며 국내에서 해당 사업이 갖는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부각되는 모습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대구광역시와 도심항공교통(UAM) 선도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UAM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관계기관들은 UAM 에어셔틀 등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접근 교통망을 강화하고, 광역 UAM 네트워크를 형성해 도로·철도 등 육상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과 대구 도심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RAM)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시 역시 최근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경남도·사천시·경상국립대학교·KAI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등 4개 기관과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메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교환했다.

진주시는 지난 2016년부터 UAM 관련 국제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해 왔으며, 2021년 상반기에는 국토교통부의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선정되는 등 UAM 산업을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들마저 UAM에 뛰어드는 이유는 향후 시장성이 뛰어난 산업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 항공 모빌리티가 갖게 될 효용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UAM 산업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해 2040년에는 1조4739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행체 개발뿐 아니라 연료전지·자율주행·운송 서비스·신소재·방위산업 등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과 속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UAM을 이용할 경우 서울 시내 평균 이동 시간이 자동차보다 70% 이상 짧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도심항공교통이 실현되면 이동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 내·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교통혼잡이 심한 수도권을 기준으로 저감할 수 있는 시간 및 사회적 비용이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인구의 대다수가 수도권에 밀집해있어 도로 정체 등의 문제가 빈번한 현재,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 중 하나가 바로 UAM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력으로 구동하는 만큼 전기차와 함께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갈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관련 법제도 및 기술력이 미비하고 선진국들과의 격차가 벌어져 있는 만큼, 이를 따라잡기 위해 정부와 업계에서는 늦게나마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교통 관리 시스템과 관련 규제·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기체 제조 기술 △충전 인프라 구축 △안전성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부와 기업 모두가 함께 참여해 시스템 전반의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안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대비 모든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항공우주국(NASA)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경우 드론·UAM 등을 여객기나 헬리콥터 등과 같은 ‘항공기’로 규정해 기존 지침 체계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UAM 상용화 특별법’을 발의하며 UAM을 항공기가 아닌 다른 범주에 두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의 항공법을 기반으로 운영할 경우 체계성과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을 다시 제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인데다 안전관리 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에도 드론 특별법인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을 따로 제정해 이와 같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전국슬롯머신 무료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UAM 기체를 개발 중인 주요 국가의 기업 수는 미국 130개, 영국 25개, 독일 19개, 프랑스·일본 각 12개 등으로, 현대차·대한항공·KAI·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우리나라는 4개에 불과하다.

또한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자율비행기술과 모터, 관제 등 주요 분야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60∼7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오는 2025년으로 상정한 UAM 상용화 시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UAM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국제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 정부의 투자 지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만큼 걸음마 단계라 봐야한다”며 “성장 속도에 집착해 가장 중요한 안정성을 놓치면 안 되는 만큼 UAM 생태계 전반에서 단단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