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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게임 최지웅 기자] 이수페타시스가 논란에 휩싸인 5500억원의 유상증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선 탓이다. 이수페타시스 입장에선 유상증자 철회나 강행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철회 시 계획했던 시설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강행 시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제재를 감내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일 금감원으로부터 유상증자 관련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수페타시스의 증권신고서는 효력이 정지됐고,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다시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유자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약 3000억원을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제조기업 제이오의 지분 인수에 쓰고, 나머지는 시설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정정공시 요구로 이수페타시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유상증자를 철회할 경우 시설투자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전자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한다. 18층 이상으로 기판을 쌓아올린 초고다층기판(MLB)을 개발해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성장으로 MLB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일부를 생산능력(CAPA) 확대에 사용, 이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었다.
따라서 유상증자를 철회하면 설비투자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 만큼 금융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당초 계획보다 CAPA 확대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제이오 경영권 확보도 물거품될 수 있다. 현재 이수페타시스는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자체적으로 인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83억원에 불과하다.
이수페타시스는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제이오 지분 33.3%를 사들일 예정이다. 35년 넘게 PCB 한우물을 팠던 이수페타시스가 돌연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제이오 경영권 확보에 뛰어들었다. 이미 계약금 158억원을 지급했고 잔금과 추가 투자금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유상증자를 강행하기도 쉽지 않다. 기존 주주들이 지분가치 희석을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제이오 경영권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시장에서는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 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주주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유상증자를 강행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도 강행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주당 2만7350원에 보통주 2010만3080주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9일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3% 하락한 2만315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5만9700원을 찍었던 지난 7월과 비교하면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참여 유인이 적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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