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남양유업과 홍원식 전 회장의 악연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이 근 4년간의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주식양도소송에 이어 최근 퇴직금 규모를 두고, 남양유업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박민석 기자] 13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홍 전 회장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남양유업을 상대로 총 443억5774만4000원 상당의 임원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 공시했다.
홍 전 회장이 요구한 퇴직금 규모는 남양유업 자기자본의 6.54%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시가총액(4411억)의 10% 수준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퇴직금 규모는 홍 전 회장 측이 임의로 산정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전 회장,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은 퇴직금 요구...업계 "이미지 훼손 등 고려하면 과해"
업계에서는 최근 남양유업이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퇴직금을 재산정 중인 가운데 홍 전 회장이 이를 노리고 소송을 제기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남양유업에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셀프 보수 결의'를 지적한 이 소송은 최대주주였던 홍 전 회장이 포함된 이사회가 의결한 지난해 3월 이사보수한도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이다. 남양유업은 이 소송을 근거로 170억원으로 책정된 홍 전 회장의 퇴직금도 재산정 할 계획이다.
이 상황에서 홍 전 회장이 자체 기준으로 퇴직금을 책정해 사측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선 것. 1977년 기획실 부장으로 남양유업에 입사한 홍 전 회장은 지난 3월 이사직 임기가 만료되면서 48년간 남양유업 경영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홍 전 회장의 근속연수를 감안하더라도 443억원의 퇴직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실제 앞선 1심 판결이 나온 주주총회 결의취소소송에서 심 감사가 책정한 퇴직금 170억원 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이 재직 당시 대리점 갑질 의혹, 불가리스 사태, 경영권 분쟁 등으로 기업 가치나 브랜드 이미지에 미친 영향도 퇴직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실적이 개선 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양유업 입장에서도 더 많은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342억원, 영업손실액은 74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2400억원)은 비슷했지만, 영업손실(157억원)은 52.9% 줄었다. 연간 실적의 경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퇴직금은 지급되는 것이 맞지만 홍 전 회장이 임기말 남양유업 이미지를 훼손한 여러 사건들로 기업 가치에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책정된 170억 퇴직금도 과도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 전 회장은 2021년 5월 한앤코에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 홍 전 회장이 매각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양측은 경영권을 두고 3년여 간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결국 올해 1월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며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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