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지금까지 해왔던 속도로는 트렌드와 고객 경험에 맞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 LG전자가 3대 성장 동력을 어떻게 빠르고 크게 만들지 지켜봐달라."

[변윤재 기자]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의 호언장담이 실현되는 것일까. LG전자가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8000억원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생활가전, 슬롯머신 무료게임 스캐터 심볼 등 소비재를 주력으로 하는 탓에 경기 불황과소비 침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시장 예상은 빗나갔다. LG전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조 사장은 실적 이상의 성과를 확인했을 것이다.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비(非) 하드웨어 사업모델 혁신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통해 회사의 체질 개선을 꾀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진 때문이다. LG전자가 주력사업에서 B2B 시장을 공략,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엔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불황 뚫고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10일 LG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5% 증가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6%, 34.3% 증가했다.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20조4624억원, 영업이익 8084억원이었다.

특히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는 점이 이채롭다.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30% 이상 급증한 결과, 역대 3분기 최대치였던 2020년(1조738억원)에 버금가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LG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 냉난방공조 등의 B2B 비중을 확대했다"며 "3분기 성적은 미래비전을 향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B2B 앞세워 가전·전장 지속 성장

LG전자의 3분기 실적은 생활가전을 이끄는 H&A사업본부와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를 두 축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 비중을 늘린 게 주효했다.

H&A사업본부는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HVAC)를 공략했다. 최근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친환경·고효율 수요에 증가하면서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HVAC 사업을 강화한 게 견조한 실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VS사업본부의 경우, 고부가 자동차 부품에 무게를 실었다. 세계적 전장부품사인 마그나와의 협업은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회사의 수주 잔고는 2020년 55조원, 2021년 60조원, 2022년 80조원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올 연말에는 10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장 사업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13% 수준이었던 VS사업본부의 전사 매출 비중은 2030년 20%까지 높인다는 계획. 3분기 VS사업본부는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고부가' 신사업·非하드웨어 순항

비(非)하드웨어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를 해냄으로써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단순히 성능이 좋은 제품보다 일상의 편의를 높여주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러한 경향과 무관치 않다.

LG전자는 자사 제품 판매량이 연간 1억대에 달하는 만큼, 서비스를 붙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자체 스마트슬롯머신 무료게임 스캐터 심볼 플랫폼인 웹OS를 통해 무료 콘텐츠를 공급하고 외부 브랜드 공급량을 늘려 부가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웹OS 슬롯머신 무료게임 스캐터 심볼를 3억대 수준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현재 LG전자는 비(非)하드웨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 중이다. 업계 최초로 슬롯머신 무료게임 스캐터 심볼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고, 가전과 구독서비스를 결합한 업(UP)가전 2.0을 선보였다. 비(非)하드웨어 사업은 제품에 콘텐츠·서비스를 접목시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이용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신사업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BS사업본부는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다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노트북,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해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신기록 깨질수도" 4분기 장밋빛 전망

조 사장은 올 초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불황 속에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 미래지향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표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소 회의적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에 힘을 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그럼에도 조 사장은 서비스화, 디지털화, 전기화 흐름에 맞춰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 경험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미래비전을 밝혔다.

내친 김에 공격적 목표도 제시헸다. △비(非)하드웨어 △B2B △신사업의 3대 성장사업에 50조원 이상을 투입해 전사 실적에서의 비중을 50% 이상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계획대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30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세븐(7)'을 달성하고, 연간 매출 10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조 사장은 내다봤다. 3분기 실적으로 조 사장의 구상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사업에서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이익을 지켜냈고, 전장 사업도 개선됐다"며 "10년 가까이 외형이 정체됐던 회사에서 다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됐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탄력 받으면서 LG전자가 연간 최대 실적을 올릴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내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예정돼 있기에 프리미엄 슬롯머신 무료게임 스캐터 심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반기 쇼핑 대목에 맞춰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다면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도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조2360억원, 역대 최대치인 4조580억원(2021년)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대감을 보여주듯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7.03% 오른 10만51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