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습니다."

[변윤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을 앞두고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당시 특별 복권이 이뤄져 취업 제한이 풀렸지만, 셀프 승진 논란과 승계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로 취임 여부를 놓고 재계의 시선이 이 회장에 쏠린 때였다. 이에 '총수' 이 회장의 발언은 승진의 이유를 보여주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생존 기술은 '기술'에 있음을 환기시켰다. 기술 상향 평준화에 따라 경쟁사와 간극이 좁혀들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시 '초격차'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었다. 실제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며 과감한 도전을 독려해왔다. '총수'의 의지를 반영,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X 부문 조직을 보강했다.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한 것. 미래기술사무국은 신기술 개발과 소비 트렌드를 선도할 신가전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실상 DX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무국의 수장에 김강태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이 낙점됐다는 점이다. 김 부사장은 기술전략팀과 미래기술사무국을 총괄하게 되는데, DX 부문의 미래 구상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삼성리서치 소프트웨어혁신센터장을 지낸 소프트웨어 설계 전문가다.

삼성전자 세트사업의 핵심은 갤럭시 스마트폰, 때문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태블릿, 스마트 워치, 무선이이폰 등을 아우르는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했다. 다만 생활가전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나 슬롯머신 게임하기 등과 연결되는 까닭에 매출 동반상승을 노릴 수 있다. 이에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슬롯머신 게임하기를 에코 시스템으로 묶는 한편,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타 브랜드 제품도 삼성전자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김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 발굴과 초격차 강화 전략을 이끄는 총책임자로 낙점된 이유도 이러한 생태계 확장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비스포크홈을 선언하고 스마트홈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조직 신설을 계기로 향후 삼성전자는 초연결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기술과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터블 스크린인 더 프리스타일처럼 폼펙터를 혁신하거나 슈드레서처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성장이 예견되는 로봇, 스마트 모빌리티에서 기존 가전·슬롯머신 게임하기 등을 활용한 혁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전·슬롯머신 게임하기 등에 적용해 기기 간 연결성과 활용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씽스의 기능 추가가 이뤄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방증하듯 삼성리서치 직속의 이머징테크팀과 주요 사업부 직속의 이머징테크그룹을 신설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가전제품과의 AI 결합을 위한 전략 설정을 위해 'AI전략P'를 신설한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경우 프로젝터와 로봇을 결합한 '무버블(Movable)' 프로젝트 사업화를 위해 전담조직을 세운다. 삼성리서치는 차세대가전연구팀 아래 스마트홈AI랩을 만들고 AI 기반 혁신 가전제품과 서비스 관련 선행 연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전자와 같은 선도업체들은 경쟁사와 똑같은 방식을 취할 수 없다.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야 이들 브랜드의 가치가 유지되기 때문"이라며 "삼성이 유일하게 1등을 못한 분야가 생활가전인데, 갤럭시 충성고객층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다. 그렇기에 앞으로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초연결 초격차 기술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