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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올해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에 먹거리 가격 인상이 이어진 가운데 식음료업계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 부담을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면서 보릿고개는 넘겼다.
[딜사이트경제프로그레시브 슬롯머신 무료게임 황재희 기자] 그럼에도 올해 생존의 기로에 몰린 분야도 있다. 바로 유업계다. 주력인 흰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생산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다. 푸르밀이 흰 우유 생산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유업계의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주요 유제품 기업들이 위기 탈출과 성장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유업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지난 달 원윳값 인상을 계기로 주요 유제품 가격이 6~11% 가량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산 우유의 약 절반 가격인 수입산 멸균우유 등을 찾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유업계는 원가 비중이 높은 우유 판매만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는 입장이다. 이에 단백질 강화음료, 식물성 대체우유, 디저트류 등으로 상품 라인을 다각화하며 수익성 창출에 골몰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업계의 위기 가시화는 지난 10월 푸르밀 사태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푸르밀은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직원 350여명에게 일방적인 해고를 발표하며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푸르밀은 영업 종료를 발표한 후 대내외의 거센 반발 등으로 폐업 대신 30% 직원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가까스로 사업을 다시 이어나가기로 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매출 규모를 50%로 낮추는 등 조직과 사업 슬림화를 위한 목표를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점은 생산 원가가 높았던 시유(흰 우유) 생산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그날 발표한 비전 선언문에서 "이익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그 동안 원가가 높았던 시유를 과감하게 중단하는 등 이익이 나지 않는 품목은 단산하고, 유통점과 특수처 매출을 포기하는 대신 함께 상생해 나갈 수 있는 거래처를 적극 개발하겠다"며 "생존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우유를 생산하는 유기업이 생존을 위해 흰 우유 생산을 중단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흰 우유 만으로는 유업계가 사업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푸르밀이 흰 우유 판매로 살아남기에 경쟁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라서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우유 시장 점유율에서 서울우유는 전체의 42%로 1위이며, 빙그레는 14%, 남양유업은 13%, 매일유업은 11%를 차지하고 있다. 4개 기업이 우유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흰 우유 만을 기준으로는 서울우유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형마트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PB우유의 확대도 유업계의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악화 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표 유기업은 신사업을 통한 캐시카우 발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몬드, 귀리 등 곡물을 사용한 식물성 음료와 단백질 강화 제품이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식물성 음료와 단백질 영양식은 유제품을 생산해왔던 기업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품목이다"라며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에 따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어 관련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매일유업은 지난해 핀란드산 귀리를 가공한 식물성 대체음료인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였다. 오트 음료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우유와 비슷해 커피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9월 캘리포니아산 아몬드를 원료로 만든 '아몬드데이'를 출시했다.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오리지널과 당을 첨가하지 않아 칼로리가 낮은 언스위트 두 가지 버전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단백질 강화제품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매일유업은 건기식 사업부를 통해 단백질 성인영양식을 표방하며 지난 2018년부터 '셀렉스'를 선보였다. 이후 코어프로틴, 스포츠, 슬림15등 타깃별로 제품 라인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셀렉스의 인기에 건기식으로서 연구개발과 판매 등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부를 매일헬스앤뉴트리션으로 분사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3월 독일 제약회사와 협업을 통해 환자 영양식품 국내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5월, '프레주빈 당케어'와 '프레주빈 굿케어'를 판매하고 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단백질 음료인 '테이크핏'을 론칭했다. 고함량 완전 단백질에 저당으로 설계한 '테이크핏 맥스'와 비타민과 미네랄을 더한 '테이크핏 밸런스' 2종으로 선보였다.
본업을 벗어나 유통업체와 협업한 디저트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일명 편저트(편의점+디저트)라고 불리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매일유업은 아예 내부 베이커리 디저트 사업부였던 '엠즈 베이커스'를 지난해 10월 관계사로 분리시켰다. '데르뜨'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롤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GS25, CU 등 각 편의점 전용 디저트로 도넛, 케이크등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외식사업 등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매일유업은 관계사인 '엠즈씨드'에서 2009년부터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우유 외에 어메이징 오트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상하키친을 통해 가정 간편식 사업에도 진출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자체 외식사업부를 통해 지난 2014년부터 유기농우유 아이스크림 전문매장인 '백미당'을 주요 백화점 유통망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현재 6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치프리아니'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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