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여러분, 여기가 제일 쌉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용유 구입 관련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오고 있다. 최근 인니발 팜유 대란이 크게 보도되면서 들썩이는 식용유 값에 자영업자들은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식용유를 쟁여 놓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김성아 기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식용유 구매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했다. 편의점 GS25도 13일부터 점포의 식용유 하루 발주 가능 개수를 4개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GS25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인니발 팜유 대란 등 식용유 품목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 등이 우려돼 점포의 과다 발주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귀띔했다.

식용유 사재기 바람은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식량 가격이 치솟자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내수시장 공급 최우선 원칙을 기치로 삼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식량은 50% 이상 곡물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니 발 팜유 제한 소식이 보도되면서 일부 자영업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식용유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실제로 몇몇 대형마트에서는 식용유가 동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사재기 방지를 위해 구매 수량 제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식용유 가격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기름에 튀기는 치킨, 과자 등 외식업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U등 편의점 치킨이 팜유 대란이 발생한 직후인 5월 평균 10%가량 가격이 올라가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치킨 빅3(BBQ,·교촌·bhc) 또한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을 호소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물론 가격 위협은 있지만 당장 원부자재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사재기 현상을 바라보는 제조업계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제조업계는 이번 사재기 현상은 인니, 우크라이나 등 돌발 국제 이슈로 인한 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식용유 제조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불안정으로 식용유 가격 인상은 2~3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라며 “팜유 뿐만 아니라 카놀라유 등 각종 식용유에서 인상 요인이 발생해 최근 가격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등 제조업체가 식용유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시점은 올해 2월 초순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식용유 공급량에는 문제가 없다”며 “B2B업체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재기 심리가 B2C, 즉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번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새로운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추후 인상이나 외식업계 파급효과 등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진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