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임은빈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프랑스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신한금융이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선보일 계획이어서다.

[임은빈 기자] 보험업계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보험 시장 선점 공략 선언에 이은 리딩금융사의 행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여타 금융사들의 진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이사회에서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BNP파리바그룹이 갖고 있는 카디프손보 지분 95%를 4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 5%는 카디프손보의 합작사인 신한라이프가 이미 보유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카디프손보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포트폴리오를 최종 완성하게 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손보사를 제외하고 은행, 생명보험, 증권, 카드,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 모든 금융권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카디프손보는 지난 2014년 BNP파리바가 기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1084억원, 부채 480억원 규모의 중소형 종합손보사로 기업보험과 특수보험을 주로 취급해 왔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손보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그룹사간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는 데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보험업계에 진출하며 경쟁이 한층 더 과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KB손해보험·신한라이프의 헬스케어 자회사 등 이른바 '신생 디지털 보험사'가 잇달아 출범하며 기존 보험사를 위협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지난달 말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의 최종 허가를 받으면 플랫폼 기업 최초로 보험사를 운영하게 된다. 카카오손해보험의 공식 출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의 경쟁력은 강력한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시하며 출발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을 바탕으로 올해 6월말 기준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 수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3650만명, 2000만명에 달한다. 최근 1년간 카카오페이의 총거래액(TPV)는 85조원으로 매출액은 지난 2년간 연평균 102%씩 증가했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디지털 손보사도 빠르게 안착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사업계획에 따라 자본금 출자, 물적 설비 구축과 함께 보험 신규사업 인력을 모집해왔다.

손보업계 1위를 기록 중인 삼성화재 역시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새로운 브랜드인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선보이며 디지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보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업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모바일 웹에서 업무처리가 가능한 모바일 웹 완결형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자동차보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캐롯손보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0.5%로 13개 손보사 중 10위로 도약했다.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지 1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온라인 장기보험 판매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헬스케어 자회사인 'KB헬스케어' 설립 승인을 받고 이달 중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신한라이프도 인공지능(AI) 기반 '하우픽' 운영조직을 올해 하반기 중 자회사로 분리, 설립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빅테크 업체들이 디지털 손보시장에 진출하며 디지털 손보시장은 한층 더 과열된 경쟁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기존 보험사들은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디지털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