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모바일 슬롯머신 무료게임 최지웅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시행된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 규정에 따라 약 10억원의 추가 법인세 납부 의무를 지게 됐다. 세계 140개국 이상이 합의한 새로운 국제 조세 제도인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이 현실화되면서 조세 부담을 둘러싼 수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처음으로 글로벌 최저한세를 인식한 SK하이닉스 역시 장기적인 세금 관리와 국제 조세 규정 준수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인식한 필라2 법인세 비용은 10억26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필라2 규정에 의거해 폴란드와 홍콩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 자회사들에 부과된 금액이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들이 저세율 국가에서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 15%의 법인세를 납부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적용 대상은 연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다. 특정 국가에서 글로벌 최저한세율(15%) 미만으로 실제 법인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차액분만큼 추가로 과세한다.

SK하이닉스를 예로 들면 폴란드와 홍콩에 진출한 자회사들이 15% 이하의 세율을 적용받았고 필라2 규정에 따라 최저한세율의 차액분인 약 1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전체 수익 규모에 비하면 10억원의 세금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큰 부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납부한 법인세 4조884억원의 0.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폴란드와 홍콩 소재 법인을 제외한 모든 종속회사가 유효세율 15%를 초과하는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 최저한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향후 다른 국가에 대한 추가 법인세 납부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금액을 떠나 글로벌 세제 환경 변화가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그간 저세율 국가에서 받았던 세제 혜택이 최저한세로 인해 상쇄되면서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준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글로벌 최저한세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빠르게 동참했다"며 "처음에는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 공룡 기업들을 겨냥한 제도였으나 한국 기업들도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업 확장이 필수적인 국내 기업들이 더 많은 법인세를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며 "각국의 정책 변화와 세금 적용 구조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한국과 미국 등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국가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약 9조4000억원을 투자해 첫 번째 팹(Fab)과 초기 운영 부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해 고급 패키징 공장 및 AI 제품 연구센터를 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저세율 국가에 대한 이점을 느끼지 못할 경우 신규 투자에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며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막고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복잡성과 비용 증가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