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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경제3D 슬롯머신 무료게임 서효림 기자] 중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인한 내부 철강 수요가 감소하자 자국의 철강 제품을 저가로 밀어내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산과 중국산 후판의 가격차이가 최대 20만원 이상 벌어지자 우리나라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대제철은 중국 철강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했다. 원가 사수마저 위태로워진 철강업계는 고부가 상품 개발 등 반격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중국 철강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월 현재 42.5p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로 6월 대비 5.3%p 하락한 수치다. 중국 PMI는 철강재의 수요와 관련이 깊은데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PMI의 하락은 철강 수요 성장 둔화를 시사한다. 철강 생산량은 계절적인 요인 등에 의해 감소했지만 수요 부진으로 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두께 6㎜ 이상으로 주로 선박 건조에 투입되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은 철강사 매출의 10~20%, 선박 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해 철강사와 조선사는 후판 가격에 민감하다. 중국철강물류전문위원회(CSLPC)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철강 수요가 부진한 데다가 원재료 가격의 약세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철강 제품 가격은 낮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산 철강가격이 낮아지면서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도 소폭 인하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3~4월에 시작된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치열한 공방 끝에 대략 90만원 초반대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비밀인 탓에 정확한 금액이 공개되지 않지만 지난 2022년 t당 12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25% 이상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 한 척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철강제품 중 후판의 비율은 88%에 달한다.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구조안정성 향상과 선체 중량 감소를 위해 후판 안전의 중요성이 커진다. 후판을 제조할 때는 온도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용접 기술이 부족한 채 제작된 후판으로 건조한 선박이 추운 해상에서 파선되거나 침몰, 혹은 멈추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후판 제조 업체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고강도 후판 생산 등으로 중국의 가격 공세에 맞서고 있지만, 격차가 커지자 버티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40만t에 달한다. 중국산 1급 후판은 t당 77만원 수준으로 국산과 비교해 15만~20만원 정도 낮다.
당초 후판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명분으로 가격 인상을 주장했으나, 조선업계의 중국산 후판 구매비중 확대 기조를 이기지 못하고 가격 인하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의 내수부진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덤핑이 일어나고 있다”며 “후판 가격도 낮아지면서 중국산 비중을 기존 20%에서 25% 이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황 부진에 후판 가격마저 원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낮아지자, 현대제철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후판 업체를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했다. 산업부는 60일간 검토를 거쳐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사개시가 이뤄지면 예비 판정, 본조사 판정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현행법상 정부가 덤핑 조사를 개시하려면 해당 제품 국내 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나 반덤핑 조사에 대해 찬반 의사를 밝힌 국내 생산자(무응답 제외) 중 50%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아직 찬반 입장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은 관세 대상이 아니라 반덤핑 관세가 부가돼도 실익이 크지 않는데다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어느 기업도)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이 있다”며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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