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제품은 마음에 든다. 4년 전 테슬라를 처음 샀을 때보다 지금은 다른 회사 차에 더 눈이 가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충전 등 테슬라 전기차를 타는 동안 전반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크리스’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이 최근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electrek)의 전기차 관련 기사에 단 댓글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최근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인기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의 테슬라 운전자 10명 중 9명 가까이는 다음에도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블룸버그 산하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 3월 18일부터 25일 사이 미국 자동차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선 “다음 자동차로 지금과 똑같은 자동차를 선택할 의사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테슬라 운전자의 87%가 “있다”라고 대답하며, 테슬라가 브랜드 유지율(brand retention rate)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반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운전자 중에서는 같은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36%와 33%에 그쳐 브랜드 유지율은 각각 10위와 13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에 이어 렉서스(68%)와 도요타(54%)가 브랜드 유지율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이어 포드(53%), 혼다(51%), 닛산(49%) 순이었다.

BI의 조사 결과는 전기차 인기가 시들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25% 이상 급락하며 S&P500에서 거래되는 주식 중 최악의 주식 중 하나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테슬라는 높은 가격과 충전소 부족 등에 따른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 자율주행 자동차의 중대 결함, 점점 더 치열해지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업체와의 경쟁 등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복합적 영향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불과 4개월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2000억달러(약 273조원) 이상 증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I 조사에서는 이미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는 예비 자동차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충성도가 여전히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참가자 중 무려 93%는 다음 자동차 구매 시 현재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가솔린 차량 소유자의 34%도 다음에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전기차 보급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줬다.
BI는 이렇게 미국에서 전기차가 계속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 2030년까지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2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에서는 참가자의 42%가 다음 차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23%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I의 자동차 및 산업 시장 조사 글로벌 책임자이자 이 보고서의 수석 저자인 스티브 맨은 “2026년까지 출시 예정인 테슬라, 제너럴 모터스(GM)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경제적인 전기차 모델은 더 많은 대중 시장 구매자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충전 네트워크 미비, 주행 거리 불안, 긴 충전 대기 시간은 모든 전기차 구매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서 전기차 시장은 아직 성숙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월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소비자협회가 발행하는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자동차 브랜드 만족도 조사에선 테슬라는 리비안(86%), 미니(77%), BMW(76%), 포르쉐(76%)에 이어 74%로 5위를 차지했다.
당시 조사 때 운전자에게 던진 질문도 이번 BI 조사 때와 비슷한 ”다음에 지금 몰고 있는 차와 똑같은 차를 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컨슈머 리포트 조사에서는 제네시스가 73%로 전체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여줬으나 현대차(68%)와 기아차(63%)의 순위는 각각 13위와 21위로 조사 대상 자동차 브랜드 29개 중 중하위권에 그쳤다.
컨슈머 리포트의 브랜드 충성도 조사는 지난해 33만여 대의 자동차 소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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