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그동안 추진해온 파이낸셜 스토리에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맞춰 조직과 자산, 설비투자, 운영비용 등을 신속하고도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경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2023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변윤재 기자]"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2023년 10월 CEO세미나에서)

올해 주요 경영회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화두로 제시했던 최태원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그룹 회장.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재무 성과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역량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던 최 회장이 최고경영진을 대거 교체할 전망이다.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웠던 부회장 4명이 한꺼번에 물러나고, 주요 계열사 수장도 50대 전문경영인으로 채운다.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변수를 고려해 안정 속 쇄신에 힘을 실었던 재계 다른 그룹들과 대조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 회장은 성장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면서도 '경영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놨던 터다. 조직의 급격한 변화가 경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염려해서다.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던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하이닉스를 비롯해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은 부진하자, 최 회장이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경영 목표 미달성은 '명분'일 뿐, 최 회장이 오너 리더십 강화를 위해 C레벨급의 변화를 주었다는 지적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그룹은 오는 7일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을 대폭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식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부회장, 김준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동시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조대식 박정호 장동현 김준 등 부회장 4인방 '퇴진'

일부는 다른 계열사로 옮겨서 부회장 직함을 유지할 가능성이 점쳐지는데, 이 경우에도 의사결정에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직을 내려놓은 경우 고문 활동이 예상된다.

부회장 4인의 전격 교체는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맡았던 역할 때문이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직한 뒤 부회장단은 총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조대식 의장과 박정호 부회장은 '복심'이라 불릴 정도로 최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 조 의장은 사상 최초로 4연임에 성공했고, 박정호 부회장은 반도체, ICT 등 신성장 사업을 두루 총괄했다.

부회장 4인방의 자리는 50대 사장단이 채울 것으로 전해졌다.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에는 장용호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실트론 사장,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이노베이션에는 박상규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엔무브 사장,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온에는 이석희 전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하이닉스 사장이 CEO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 단독체제로 바뀐다.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수펙스추구협의회 또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조 의장의 후임에는 최창원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정해졌다.

'불미스런 일' 없었던 '사촌' 최창원 '단독 2인자' 부상?

최창원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최 회장 사촌이다. 최창원 부회장은 그룹 내 소그룹으로 불리는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디스커버리를 맡아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게다가 최 회장과 같은 항렬 오너가 가운데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전적이 없는 인물이다. 전사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구현을 강조해 온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의 경영 방향성과 부합되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이미 세대교체의 포석을 깔았다.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수펙스추구협의회의 7개 위원회 중 5개의 수장을 사장급으로 바꾼 것이다. 김준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환경사업위원회는 장용호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실트론 사장이 맡았고, 장동현 부회장이 이끌던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이형희 사장이 넘겨받았다. 이형희 사장이 맡았던 SV위원회는 조경목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에너지 사장이 담당하기로 했다. 박정호 부회장이 주도하던 ICT위원회는 유영상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텔레콤 사장이 맡았다. 서진우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중국사업 담당(부회장)이 이끌던 인재육성위원회는 박상규 사장이 맡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장급에게 책임있는 역할을 줌으로써 혁신 기조를 불어넣으려는 시도였다. 다만 이 같은 소규모 세대교체로는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리더십을 안정시켜 위기 대응력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변화를 최소화했지만, 최 회장의 구상과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며 "'유동성 위기'가 거론될 정도로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았고, 실적 또한 부진했다. 이전과 다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오너' 인적쇄신 필요성과 최창원 부회장 할일은?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그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의 BBC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장기적으로 탄소중립과 같은 친환경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신사업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서 2017년 101개였던 계열사는 지난 8월 기준 201개까지 증가했다. 설비투자 속도도 빨라졌다. 2018년 20조원 수준이던 설비투자는 지난해 35조원으로 75%나 뛰었다.

문제는 계열사 간 중복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투자 전문기업'을 표방한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외에도 계열사별로 친화경, BBC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사업에 타 계열사가 투자하면서 중복비용이 발생하고 사업 간 동반상승을 꾀하기 어려워졌다. 내실 있는 성장을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공격적 경영 기조는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올 상반기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그룹의 총차입금은 119조원, 2018년(44조원)과 비교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 또한 2018년 30조원에서 85조원까지 늘었다.

재무 부담을 상쇄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2018년 23조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말 이미 8조원대 수준까지 급감했다. 주요 계열사들이 수익 악화로 운영자금을 빌려 버티는 상황이 된 까닭이다. 지난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 이후 7여년 만에 최 회장이 '서든 데스(돌연사)'를 상기시킨 것도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의 재무 압박을 염두한 것이었다. 그룹의 경영상황에 대해 최 회장이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인적 쇄신을 고려해왔다. CEO 인사 평가에 주가 부양, 실적 관리를 반영한 게 이를 방증한다.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해 질적 성장과 외형 확대를 꾀하라는 미션을 준 것이었다. 지난 10월 CEO세미나에서의 발언과 이 같은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산업 지형 변화와 지정학적 위기를 반영, 신사업을 추진하되 투자 효율성을 따져 확실한 성과를 내달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투자 시스템에 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의 확보를 필수적이다.

최 회장은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투자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여겨진다. 오너의 그림대로 경영을 끌어가려면 총수의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문경영인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창원 부회장을 2인자에 낙점한 이유다. 오너가인 최 부회장에게 요직을 맡긴다는 건 최 회장의 영향력을 키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를 시야에 넣고 오너 중심 체제로 회귀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 승계를) 정말 고민 중이다. 준비해야 된다"며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어 갈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최 회장은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지만 나만의 계획이 있다"고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승계 연착륙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향후 후계자를 도울 조력자로 최 부회장을 낙점하고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데일리임팩트에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그룹은 계열사가 빠르게 늘어난 반면, 방만 경영으로 현금 흐름이 좋지 못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후계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응하고자 오너 체제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