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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Aramco)의 자회사 에쓰오일이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의 규모는 스케일이 다르지만, 전환의 속도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본국의 재정상태가 흔들리고 있는 모기업의 상황에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 높이기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 성공에 달려있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가이드 서효림 기자]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20년 장기 원유 공급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다른 정유기업에 비해 원유수급에서 자유롭다. 지정학적 이유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할 때 여러 나라와 접촉하면서 해외 원유 확보에 애쓰는 타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기 때문이다.
◇정유부문 매출 비율 약 80%…3년간 비슷
에쓰오일이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동안 정유 시장은 격동의 시기를 맞았다. 워낙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데다가 전기차 등 대체수단이 빠르게 보급되는 바람에 정유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았다. 탈석유화의 흐름 속에 매출의 대부분을 정유 부문에 의지하고 있던 국내 4대 정유업체 경쟁력은 이제 빠른 전환으로 정유 비중을 줄여 가는 것에 달렸다.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8793억원, 영업이익 614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부분은 전체의 78.9%다. 나머지는 석유화학 12.7%, 윤활 8.4%를 차지했다. 전년과 전전년 연간기준 정유비율은 각각 79.0%, 80.1%로 3년에 걸쳐 변화가 거의 없다.
2030년까지 정유 매출 비중을 45%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20년 85%였던 정유 매출 비중을 지난해 4%포인트 가량 줄인 HD현대오일뱅크와 비교하면 에쓰오일의 전환 속도는 느린 편이다.
◇배당금 줄여 투자 ‘아람코’…자국 자금난에도 굳건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복합단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오는 202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힌프로젝트의 투자액은 9조2580억원 규모이며 지난 2018년 투입해 완공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비는 14조원에 이른다.
에쓰오일은 14조원 가운데 6조5000억원을 자체 충당한다. 모회사인 아람코에서 장기대여금과 예비한도 대출 등 약 1조5000억원, 시중은행에서 1조원 가량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올해까지 4조300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며 내년에는 3조6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남은 투자비는 10조원 규모다.
에쓰오일은 2010~2017년 배당성향 40~60%를 대체로 지켜온 고배당주다. 2018년(33.9%)과 2019년(35.7) 30%대로 낮아졌지만 2021년 배당금이 총3800원으로 올라 대주주 아람코에 2712억7273만원이 지급돼 국부유출 논란까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배당성향 20%를 겨우 지켜 고배당을 기대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올해 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쓰오일은 당기 배당성향을 당기 순이익의 20% 이상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본 프로젝트를 완료되거나 투자 재원 확보가 일정 부분 마무리된 이후에는 투자 기간 중이라도 배당성향을 다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년에는 30%이상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석화사업 비중 25% 목표…14조원 투자 샤힌프로젝트 성공시 가능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이 구성된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중장기 석유화학 비중 목표 25%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스팀 크래커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시설에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뛰어난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스팀 크래커에서 발생한 폐열(스팀)을 재활용하는 자가발전 설비를 이용하고 TC2C는 단순화된 공정과 높은 에너지 효율을 통해 탄소 감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TC2C에는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나프타 등)로 전환하는 아람코 신기술이 적용된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외국인 투자 기업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건의하면서 “샤힌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수출, 한-사우디 간의 슬롯머신 무료게임 가이드 협력에 더 크게 기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샤힌프로젝트는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지난 5월 사우디 정부 정부가 추진한 거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오일머니를 활용하는 샤힌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투자업계는 사우디에서 온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에쓰오일은 회사채 20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7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다음달 돌아오는 약4200억원 규모 채무차환에 쓰일 예정이다.
◇한신평·나신평 AA, 한기평 AA+…업계최고 신용도
신용평가기관은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정유업계 최고로 평가한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로 평가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에쓰오일 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높이기도 했다. 한기평은 에쓰오일이 꾸준한 영업현금창출에 기초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고, 양호한 수급하에 견조한 영업현금창출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준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중기적으로 노후화된 정제설비 폐쇄가 이어지고 신규 증설은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공급 부담이 크지 않다”며 “중기 관점에서 아시아 석유제품 수요 성장이 2% 내외를 보일 전망으로 실질적인 공급 증분은 수요 증분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샤힌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대규모 투자로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수한 영업현금창출, 대주주의 영업적 지원 등을 감안할 때 개선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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