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Site경제TV - 칼럼 DealSite경제TV ko Copyright (c) All rights reserved 2025-03-27 07:50:00 닌텐도 스위치가 깨운 '인다라의 구슬' /articles/150453
닌텐도 '스위치2' /출처=한국닌텐도


초등학교 다닐 때 일이다. 그때 반 친구들 사이에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 lite’가 유행했다. 작은 전자사전 같이 생긴 게임기로, 위 아래 화면이 2개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친구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서로 모여 ‘마리오 카트’나 ‘동물의 숲’ 같은 게임을 했다. 나는 그때 이미 DS보다 성능이 훨씬 좋은 소니의 ‘PSP’를 갖고 있었지만, 친구들과 같이 DS를 하며 놀고 싶었다. 부모님을 조르고 졸랐는데, “안 돼”라는 무정한 대답만 돌아왔다. ‘중간고사 평균 90점 이상 받기’ 같은 공약을 내걸기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DS를 갖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공책의 빈 페이지를 가위로 자르고 테이프로 이리저리 붙여 게임기 모양을 만들어 냈다. 그러고는 교실 한구석에서 DS가 없는 몇몇 친구들끼리 그걸 갖고 게임하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 어느날 우연히 책가방에서 내가 만든 꼬깃꼬깃한 ‘종이 DS’를 본 부모님은 끝내 게임기를 사주셨다.


◇게임기가 왜 필요한데?


새삼 옛 기억을 떠올린 것은 지난달 16일, 닌텐도가 ‘스위치2’의 예고 영상을 공개하면서다. 지난 2017년에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1억4000만대 이상을 판매한 휴대·거치 겸용 콘솔 게임기 ‘스위치’의 후속작으로,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의 수많은 게이머들이 환호했다.


한편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릴적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적잖은 아이들이 스위치 사달라고 졸라댈 것이다. 올 하반기 출시될 전망인데, 가격이 만만찮다. 기존 스위치는 기본 모델이 36만원이었는데, 이번 후속작은 성능 향상과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면 60만원대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사실 스위치의 이 같은 인기는 예상 밖이다. 우리 손에는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고성능 휴대용 게임기가 들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사라지다시피 했다. 소니의 PSP가 단종됐고, 후속작으로 내놓은 ‘PS VITA’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다른 게임기와 달리 스위치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우리 함께, 인다라의 구슬처럼


보통의 휴대용 게임기와 다른 스위치만의 특징이 있다면, 게임기 본체에서 좌우 컨트롤러 ‘Joy-Con’(조이콘)이 분리된다는 점이다. 본체와 분리된 이 두 개의 조이콘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양손에 잡고 사용하는 것이지만, 두 사람이 각각 한 쪽씩 나눠 가져 같이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하나의 화면을 두 사람이 함께 보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 특유의 방식 때문에 스위치에는 ‘슈퍼 마리오 파티’ ‘피크민’ 등 다인용 게임이 많으며, 인디 게임 개발자들도 스위치 플랫폼 기반 게임을 만들 때 2인용으로 개발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모두가 스마트폰 화면 속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살고 있는 지금, 여럿이서 한 화면을 같이 보며 뭔가를 함께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타인과 대화하지 않고 교류하지 않는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빠져 나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스위치는 나의 한 부분을 타인에게 건네주게 함으로써,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 준다. 마치 화엄경(華嚴經)에서 이야기하는 ‘인다라의 구슬’처럼.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구슬은 지키되, 하나의 그물에 묶여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것. 그리하여 만남이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것. 그리하여 참된 삶을 만들어 가는 것.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
2025.02.07 17:36:44
참사의 목격자, 블랙박스 /articles/129514
제주항공 사고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기장이 팔을 뻗어 패널을 조작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제주항공 사고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기장이 팔을 뻗어 패널을 조작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1. 1985년 8월, 도쿄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오사카로 향하던 일본항공 123편은 이륙 10분 후 꼬리날개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로 군마현의 산자락에 추락했다. 탑승자 524명 중 520명이 숨졌다. 남에게 피해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 사회에서 이같은 참사가 벌어지자 여론의 화살은 승객을 살리지 못한 기장 타카하마 마사미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이후 블랙박스 기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180도 반전됐다. 블랙박스엔 기체가 완전히 조종 불능에 빠진 상태에서도 필사적인 노력으로 30여분간 비행을 계속했던 타카하마의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추락 직전 “이젠 틀렸어!”라는 외마디 비명을 남기고 산화했다.


#2. 2001년 11월12일 미국 뉴욕에서는 260명을 태운 아메리칸 항공 587편이 퀸스의 주택가에 추락했다. 승객 전원과 지상에 있던 5명이 사망했다. 9·11 테러가 일어난 지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뉴욕에서 항공 사고가 터지자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테러를 떠올렸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밝힌 건 역시 블랙박스였다. 기체가 난기류를 만나자 부기장 스텐 몰린은 당시 아메리칸 항공의 비행 규정대로 꼬리날개의 방향타를 좌우로 다섯 차례 흔들어 난기류를 빠져나가려 했는데, 급격한 공기저항을 받은 꼬리날개가 힘을 견디지 못하고 기체에서 분리된 것. 아메리칸 항공은 이후 난기류를 탈출하기 위해 방향타를 조정하라는 규정을 삭제했다.


이처럼 사고 당시 상황의 기록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항공기나 선박은 블랙박스 설치가 의무적이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화물 과적과 고박(固縛) 불량으로 드러난 것도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서였다. 사고는 돌이킬 수 없지만, 사고 이후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제주항공 사고기에서 발견된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제공=국토교통부
제주항공 사고기에서 발견된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제공=국토교통부

1950년대에 처음 도입된 블랙박스는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진화를 거듭했다. 초기 비행기록장치(FDR)는 금속 호일에 데이터를 새기는 방식으로 자료를 저장했다가, 1970년대부터 저장 장치로 자기 테이프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자기 테이프는 오래된 기술인 만큼 현재의 저장 장치들과 비교해 정보 처리 속도는 현저히 느리지만, 저장 용량만큼은 최신 매체인 SSD보다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때문에 방송국이나 빅테크(거대기술기업) 등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곳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자기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플로피 디스크, 하드디스크(HDD) 등과 같은 자기 디스크 방식이 쓰였다. 자기 디스크는 레코드 음반과 비슷하게 디스크를 회전시키면서 센서가 디스크에 입력된 데이터를 읽는 방식이다. 물리적인 움직임과 기계 장치가 있어야 하기에 충격이나 진동에 약하다. 1990년대부터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저장 장치로 전환되면서 내구성이 한층 강화됐다.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 실종 사건 이후로는 블랙박스조차 찾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비행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하는 스트리밍 시스템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다.


이번 제주항공 사고기 블랙박스는 사고 직후 조사단에 의해 발견됐지만, FDR의 분석 장치가 분실되면서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해졌다. 분석을 위해 미국으로 보내졌는데, 결과를 얻기까지 최소 수 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유가족에겐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이다.


제주항공 사고기 기장이 급하게 뜯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 매뉴얼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출처=MBN 보도화면 갈무리
제주항공 사고기 기장이 급하게 뜯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 매뉴얼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출처=MBN 보도화면 갈무리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외친 후 마지막 6분. 기장이 급히 뜯어낸 것으로 보이는 2000페이지 비상 매뉴얼(QRH) 중의 한 장과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고 사투를 벌이는 기장의 마지막 모습이 사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말해 준다.


이처럼 기장이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기체를 착륙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이는 기체결함과 정비불량이 사고의 원인임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탓만 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1차적 책임은 어디까지나 제주항공과 보잉에 있다. 결코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의 원인은 아닐 터. 


마지막 순간 왜 랜딩 기어와 플랩(고양력장치)이 작동되지 않았는지, 사고 원인 규명의 키가 될 마지막 6분을 블랙박스가 풀어주길 기대한다.


]]>
2025.01.10 09:37:07
아이폰16 ‘백 투 더 아날로그’ /articles/128919
애플의 '아이폰16' 이미지(출처=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의 '아이폰16' 이미지(출처=애플 공식 홈페이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올 초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에 생성형 AI 모델 ‘갤럭시 AI’를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애플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소프트웨어를 발표하는 등, 올해 스마트폰 업체들 간 경쟁은 AI에서 시작해서 AI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과 달리, 올해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에는 오랜만에 하드웨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없었던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 측면에 새롭게 추가됐다. 오직 카메라 촬영만을 위한 버튼으로, 핸드폰을 가로로 놓고 잡으면 실제 카메라에서 셔터를 누르는 방법과 비슷하게 촬영할 수 있다.


점점 물리 버튼을 줄이는 마당에 오히려 하나 더 늘린 셈인데,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두고 호불호가 갈린다. 가장 흔하게 제기되는 불호 의견은 버튼 조작법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과  ‘심플’을 추구했던 애플답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없어도 전혀 불편함 없었던 카메라 버튼을 굳이 추가한 걸까?


◇백 투 더 아날로그


한 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기엔 믿기 어려웠던 지난 3일의 비상계엄 사태. 역사책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역사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또다른 옛날 문화가 덩달아 소환됐다. 신문사에서 긴급한 뉴스를 전할 때 특별히 발행하는 ‘호외’였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속보를 확인하는 지금 시대에 호외가 무슨 의미일까 싶겠지만, 뜻밖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렸던 여의도의 지하철역 출구에서 시민들이 너도나도 호외를 챙겨 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해 주는 일종의 기념품이 됐다. 


그러자 인터넷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호외를 액자에 넣어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어떤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낡디 낡은 매체인 신문지를 챙기고 있었다.


또 다른 풍경 하나. 세계적인 명품 카메라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독일의 라이카(Leica)는 올해 9월, 조금 특이한 모델을 내놨다. 디지털 카메라인데, 본체에서 LCD 화면을 빼 버린 것이다. 때문에 사진을 찍고도 메모리 카드를 컴퓨터에 연결할 때까지 찍은 사진을 볼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식 홍보 영상에 따르면, 옛날 필름 카메라처럼 촬영을 마치고 결과물을 확인할 때까지의 설렘을 재현했단다. 캐치프레이즈 역시 “디지털의 심장에 아날로그의 영혼을 담았다”다. 어쩐지 사서 고생하는 것 같지만, 이 불편을 즐기는 사람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촬영의 결과물보다, 사진을 찍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라이카의 M11-D 모델 이미지. /사진=라이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라이카의 M11-D 모델 이미지. /사진=라이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사라진 ’감각’을 찾아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얇은 지층을 쌓아 올리는 일과 같아서, 자신이 쌓은 층 위에 새로운 층이 쌓이면 사람들은 그 아래 깔린 층을 잊는다고. 수백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예술작품과는 달리, IT 기술은 생명력이 짧다는 설명이다.


예술이 아닌 기술은 그렇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이전의 기술은 잊힌다. 최신 기술은 ‘최신’일 때만 그 의미가 있듯, 시간이 지나면 쓸모가 없어진다.


하지만 어떤 기술은 예술을 닮기도 한 것일까? 기술의 발전과 관계 없이 오래도록 살아남기도 한다. 아직도 필름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헐리우드의 거장 감독들 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쿠엔틴 타란티노, 폴 토머스 앤더슨 등 감독들은 아직도 필름 촬영을 고집하는 거장으로 유명하다.


생각해 보면,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세상은 다양한 감각들로 가득했다. 기사를 읽기 위해 촤르륵 펼쳤던 신문지, 계산대 앞으로 가 지갑에서 꺼내던 지폐의 냄새. 전화를 걸기 위해 들었던 수화기와, 사진을 찍기 위해 조심스럽게 눌렀던 셔터까지.


지금은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가능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의 그 ‘감각’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아이폰16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아날로그의 감각을 느끼지 않을까?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만큼은,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가 된다. 


]]>
2024.12.26 16:40:29
'서른살' 넥슨에 밀린 '스무살' 지스타 /articles/126899
지스타 20주년 기념 설치물이 지난 14~17일 부산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행사장 통로에 마련돼 있다. /사진=지스타조직위
지스타 20주년 기념 설치물이 지난 14~17일 부산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행사장 통로에 마련돼 있다. /사진=지스타조직위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가 마무리됐다. 지난 14~17일 4일간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 21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큰 사고없이 마무리됐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현장을 찾았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나혼자만 레벨업’의 넷마블 방준혁 의장과 송병준 컴투스그룹 의장이 부산으로 내려왔다. 지스타의 20년보다 더 오랜 기간 국내 게임업계를 끌어오고 지켜온 국내 게임의 산 증인이다.


지스타 메인스폰서인 넥슨 김정욱 공동 대표, B2C전시장에 전시관을 마련한 김태영 웹젠 대표,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의장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콘텐츠도 풍성했다. 사실상 지스타 주인공인 신작들이 다수 출품돼 지스타를 풍요롭게 했다. 그런데도 뭔가 허전하다. 모두 지스타 2024가 성공적이라고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 건 무슨 이유일까?


30주년을 맞은 넥슨이 메인스폰서로 참여해 축하를 받은 건 자연스럽지만 20주년을 맞은 지스타도 마땅히 축하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 흔적들을 찾기 어려웠다.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지스타가 20살을 맞았다는 것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는 곳에 만들어진 20주년 조형물과 1관과 2관을 연결하는 통로에 세워진 전시물이 전부였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의 시선이 머무는 전시관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넥슨의 각종 전시물들은 행사장 내부 곳곳을 비롯해 해운대를 비롯해 부산 도심 곳곳에 걸린 광고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넥슨을 기념하는 행사는 지스타 현장 곳곳에서 펼쳐졌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 행사 3일 차인 16일 제 1전시장 설치된 자사 부스에서 '넥슨 30주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었다. 넥슨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블루 아카이브' 등에 삽입된 유명 사운드트랙을 안두현 지휘자와 67인조 연주자로 구성된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가 새롭게 선보였다. 게임 전시회에서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펼쳐지는 이색적인 관경이 펼쳐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선 14일 넥슨재단은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태동부터 격동기의 성장 과정을 조명한 넥슨재단의 다큐멘터리 3부작 중 2부 '온 더 라인'의 사전 상영회를 지스타 현장 바로 옆인 부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롯데시네마에서 진행했다.


지스타 20년은 보이지 않았고, 넥슨 30년의 자취는 선명했다.


미국의 3번째 대통령이자 미국 독립 선언서의 기초를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은 ‘역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지혜를 제공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록된 역사는 지금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이 격언에 공감한다면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위해 지스타 20주년 관련 행사는 별도로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20년을 기록한 백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지스타를 주관하는 지스타 조직위가 혹시 행사 준비로 정신이 없어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미래로 나아가야 할 지스타를 위해 지스타의 과거 20년을 역사로,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시작하기를 기대해 본다. 


 


]]>
2024.11.20 13:10:58
"대통령님, 제 손에 피가..." /articles/126365
AI반도체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AI반도체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대통령님, 제 손에 피가 묻은 기분입니다.”


원자폭탄을 개발한 미국의 과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원폭 투하 명령을 내린 내가 책임질 일”이라고 했지만, 죄책감을 씻어낼 수는 없었다. 그는 인류 최초 핵실험인 트리니티 실험이 성공한 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고 괴로워했다고 한다.


이후 ‘오펜하이머 모먼트’라는 말이 나왔는데 새로운 기술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경우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알프레드 노벨도 자신이 만든 폭탄이 살상용 무기로 쓰이는 것을 보고 참회와 반성의 뜻을 담아 노벨상을 제정했다.


'오펜하이머 모먼트'의 산물(?)인 노벨상. 올해 과학 부문 노벨상은 인공지능(AI)이 휩쓸었다. 물리학상·화학상 수상자로 AI 연구자들이 선정됐다. 그동안 노벨상이 주로 순수학문 쪽에 돌아갔던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동안 과학의 변방에 머물던 AI가 마침내 햇빛을 받을 때가 왔다”는 기대가 쏟아진다.


◇AI의 질주에 제동을 걸다


하지만 정작 수상자는 AI기술에 회의적이라고 한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튼 교수는 ‘인공지능의 대부’로 불리는 컴퓨터 과학자다.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의 핵심 기술을 확립했다. 


그는 지난해 4월 “AI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고 말하며 10년간 몸담았던 구글을 떠났다. 이후 “AI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우려해야 한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 그의 제자로 '오픈AI'의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회사(오픈AI)가 설립 초기 철학과 달리 상업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에 앞장서기도 했다. 스승인 힌튼 교수는 “내 제자가 올트먼을 해고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AI기술은 이미 여러 종류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최근 텔레그램에서 불거진 딥페이크 성범죄는 물론이고, 딥보이스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도 빈번하다.


최근에는 중국이 메타의 오픈소스 AI모델 ‘라마’(Llama)를 활용해 군사 목적의 AI 모델 ‘챗비트’(ChatBIT)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AI의 위험성을 경계하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승인된 EU의 인공지능법이 그것이다. 인공지능법은 AI에 대한 포괄적 규제 방안을 담은 세계 첫 법안으로, AI의 위험 정도를 3단계로 나눠 기술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AI


국내에서도 AI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해 “안전한 AI를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와 환경적 맥락을 이해하는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인터넷 사용자가 다양한 정보를 직접 탐색하던 것과는 달리, AI는 사용자에게 하나의 대답만 제공함으로써 ‘획일성’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해진 GIO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게 되면 과거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게 되고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다양한 시각들을 보여주는 AI 모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스스로 학습하는 AI도, 인간이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킬 것인지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 신대륙과 같은 AI의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


1944년 발표된 이후 오랫동안 미국인의 사랑을 받아 온 우디 거스리의 노래 ‘This Land Is Your Land’는 미국이란 땅이 인종과 직업, 성별 등을 뛰어넘어 모든 미국인을 위한 곳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09년,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에서도 이 노래가 불렸다.


미국이 모든 미국인의 땅이듯, AI 역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 돼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과학자가 ‘오펜하이머 모먼트’를 다시 겪게 될지도 모르니.


]]>
2024.11.14 14:42:44
혼란 없앤다더니...더 키운 당국 /articles/126540

 


[딜사이트경제TV 임지수 부국장]"예외를 허용해 주고나서, 예외를 택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니..."


금융당국이 보험회사의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이어져 온 ‘고무줄 회계’, ‘실적 부풀리기’ 등의 혼란을 없애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는 지난 7일 보험회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이다. 무·저해지 보험은 납입 기간에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싼 상품을 말한다. 2016년 국내에서 시작된 무·저해지 보험은 올해 보장성 보험 신규 계약 비중이 60%를 넘을 정도로 업계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지나치게 높게 예측해 새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MS)을 크게 잡는 방식으로 회계상 이익을 부풀리는 폐단이다.


당국은 이를 바로잡겠다며 해지율 가정에 원칙을 제시했다.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가정 그래프가 L자 모양으로 떨어져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 모형이다.


다만, 예외 모형을 선택할 경우 감사보고서, 경영공시에 원칙 모형과의 차이를 상세하게 공시하도록 하는 등 이런저런 조건을 걸어 해지율이 더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형도 예외로 인정했다. 


업계에선 당국의 원칙 모형 제시 검토 단계에서부터 반발해왔다. 보험사의 회계 자율성을 인정하는 국제 기준 IFRS17의 본래 취지에 반한다는 논리다. 또 원칙 모형을 선택하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20%p(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일부 보험사는 이익이 수천억원 줄어드는 등 재무적 충격도 업계 전반에 확산됐다. 기존의 해지율 가정으로 보험료를 책정했기에 가정이 바뀌면 보험료가 오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결국 이런 업계의 목소리를 두루 두루 받아들여 당국이 예외를 인정했는데 문제는 금감원이 예외 허용을 나흘만에 뒤집은 것이다.


지난 11일 열린 간담회에서 "실적 악화를 감추고자 예외모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며 사실상 원칙모형 선택을 압박한 것. 


금감원은 예외모형을 선택하면 대주주 면담을 하겠다고 압박하거나 단기실적 경쟁을 위해 비합리적 계리 가정을 적용한 보험사는 내년 검사에 우선 선정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공식 발표 전 이미 결정된 단일 모형안대로 가는 줄 알았는데 예외를 허용해 줘 이를 검토하고 있는데 다시 '예외는 안된다'고 사실상 경고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특히 금융위과 금감원이 함께 내놓은 정책을 금감원이 나흘만에 뒤집은 건 두 기관이 또다시 정책 엇박자를 낸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결국 혼란을 없애겠다며 꺼내든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혼란의 피해는 이번에도 업계와 소비자의 몫이다. 


 


]]>
2024.11.13 08:09:51
[여의도 인싸] 고려아연과 한화 3형제① /articles/126396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주식 543만6380주(지분율 7.25%)가 한화에너지에 매각한다는 공시가 나와 이런저런 추측이 무성합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고려아연의 주식거래 내용이 간간히 나오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양사의 지분거래 과정이 소상하게 드러난 건데요.


딜사이트경제TV가 양사의 공시를 추적한 결과 지분거래가 시작된 시점은 약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과정을 들여다보겠습니다. 


◇ 2년 전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의 3차례 주식거래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임팩트는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에 걸쳐 NH투자증권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 37만3820주를 매입했습니다. 매입 평균단가는 45만1795원이고 주식매입에 들어간 자금은 1688억원에 달합니다. 


한화그룹 계열사와 고려아연 공시로 정리한 한화 고려아연 지분 내역./정리=딜사이트경제TV
한화그룹 계열사와 고려아연 공시로 정리한 한화 고려아연 지분 내역./정리=딜사이트경제TV

또 1년 뒤인 2022년 8월18일에는 한화임팩트가 미국 법인(Hanwha H2 Energy USA Corp)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 99만3158주를 매입합니다.


이 때는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넘기는 형태로 진행됐는데요. 인수가격은 주당 47만5000원이고 들어간 돈은 총 4717억원입니다. 이 내용은 고려아연의 공시(22년 8월5일)에 나옵니다.


특이한 점은 유상증자 당시 양사는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사업, 2차 전자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분야에서 사업제휴를 위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는 것입니다.


이어 2022년 11월23일 ㈜한화와 고려아연은 1568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진행합니다. 당시 맞교환 가격은 고려아연 주가는 65만8000원이고 한화는 2만8850원입니다.


당시 양사는 자사주를 교환하면서 단서 조항을 달았는데요.


그 내용은 “㈜한화와 고려아연은 교환한 주식에 대해 3년의 처분제한 기간을 설정하고, 처분제한 기간 이후 지분 매각시 ㈜한화 주식은 ㈜한화가, 고려아연 주식은 고려아연이 지정하는 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간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의 3차례 주식거래는 표면적으로는 '사업제휴를 위해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해 관계를 공고히 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그러나 당시 시장 관계자들은 최윤범 회장이 우호 세력을 동원하여 장형진 회장과의 지분 경쟁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한화가 아닌 한화에너지가 지분을 사는 이유는


㈜한화와 고려아연의 2년전 단서 조항은 결국 깨지고 말았는데요. 고려아연이 3년 보유기한을 1년 남겨놓은 지난 6일 돌연 ㈜한화 주식을 매각한다고 공시한 것입니다.


공시를 보면 고려아연은 갖고 있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를 취득단가(2만8850원)보다 낮은 주당 2만7950원에 전량 한화에너지로 매각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한화와 한화임팩트가 매입한 고려아연 주식의 손익은 시가 기준으로 93~182%의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고려아연은 약 49원대의 손실을 감수하고 ㈜한화 주식을 파는 건데요.


양사의 주식거래를 통해 누가 얼마 이익보고 누가 얼마 손해봤냐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고려아연이 들고 있는 ㈜한화 주식을 사가는 곳이 ㈜한화가 아니라 한화에너지라는 것입니다.


2022년 11월 23일 ㈜한화의 자기주식처분결정 공시를 보면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주식에 대해 ㈜한화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데요. 어떤 이유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한화가 아닌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으로부터 지분을 사가는 걸까요? 거래 당사자는 ㈜한화인데 왜 한화에너지가 끼어든 것일까요?


이는 ㈜한화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 대신 한화에너지가 행사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한화 대표이사는 김동관 부회장인데요. 자신이 대표이사로 등재돼 일하고 있는 ㈜한화의 권리를 포기하고 그 대신 자신이 5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 주식을 취득하도록 의사 결정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여의도 증시 전문가들은 ”㈜한화가 갖고 있던 자사주가 고려아연을 거쳐 한화 3세 김동관(50%), 김동원(25%), 김동선(25%) 3형제가 소유한 한화에너지로 넘어간 셈"이라며 "결국 3형제의 ㈜한화 경영권 승계를 돕는 결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화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맞교환했던 2년전부터 이러한 계획에 있었던 걸까요?


◇ 약속기한(3년) 1년 전에 주식을 파는 이유


㈜한화와 고려아연은 2022년 11월 23일 지분 맞교환을 하면서 3년간 지분을 처분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처분 제한기간이 1년 남은 시점에 고려아연이 ㈜한화 지분을 처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의도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 조사로 고려아연 유상증자가 연기되면서 단기 자금이 필요해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고려아연이 돈이 부족해 들고 있는 ㈜한화 주식을 핀다는 건데 타당한 지적일까요?


최근 고려아연은 경영권 경쟁을 위해 3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으나 목표에 한참 미달되는 1조8000억원 정도를 매수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렇다면 단순계산(3조2000억-1조8000억)으로 준비했던 자금 가운데 1조4000억원이 남았을 텐데 단기자금이 부족하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혹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질 경우에 대비한 한화그룹의 요청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1주일 뒤 유상증자 발표로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주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우리사주 조합에 30% 할인된 가격으로 유상증자 물량의 20%를 배정해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을 늘려 승기를 잡으려는 개인적 욕심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주주들이 등을 돌리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MBK와 영풍 연합이 추천한 이사가 선임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상실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주식을 한화에너지로 매각하는 건 힘들게 되지 않을까요?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주식의 매수청구권은 한화에너지가 아닌 ㈜한화가 갖고 있기 때문에 고려아연 이사회의 협조가 없으면 지금처럼 ㈜한화 주식을 한화에너지로 매각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최윤범 회장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3년전 고려아연과 ㈜한화가 지분 맞교환을 한 것부터 처분제한기간 1년을 앞둔 이번 자사주 매각까지 ㈜한화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2024.11.10 01:17:36
[여의도 인싸] 고려아연과 한화 3형제② /articles/126414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고려아연은 보유한 ㈜한화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한화그룹은 취득했던 고려아연 지분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처분제한기간 중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은 93% 정도 올랐지만 한화임팩트가 갖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은 180% 급등했습니다.


특히 한화임팩트가 들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은 처분제한기간과 무관하게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고 지금도 장내에서 팔고 나오는 게 가능합니다. 말 그대도 알짜 '현금 자산'인 셈입니다.


◇ 한화그룹은 왜 고려아연 주식을 더 많이 산 걸까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의 주식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면 의문이 하나 제기됩니다.


고려아연이 취득한 ㈜한화 주식은 1568억원 규모인데 반해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주식 총 7975억원 어치(한화가 1568억, 한화임팩트와 한화임팩트 자회사 6407억)를 취득했는데요. 한화그룹이 고려아연 보다 상대방 주식을 6407억원 어치 더 사들인 이유가 무엇일까입니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주식은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등 한화3형제가 소유한 한화에너지로 넘어가 경영권 강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려아연에 6407억원을 투자해 1조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52.07%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지주회사인 ㈜한화는 고려아연 지분 취득으로 93% 수익인데 반해 오너 3형제가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한화임팩트는 180% 수익으로 수익률로는 두배, 취득 규모로는 ㈜한화의 4배에 달합니다.


주식 매입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화임팩트가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2021년 4월부터 3자배정 유상증자로 추가 취득한 2022년 8월까지 1년4개월간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주식을 사고 난 뒤 주가가 크게 오르는 바람에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화그룹과 고려아연이 공식적으로 사업제휴 목적의 지분 거래를 하기 1년전인 2021년 4월부터 한화임팩트가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한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과 최윤범 회장은 고교 동문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기간 만남이 잦아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한화 자사주가 한화에너지로 넘어가면 한화그룹 승계에 도움을 된다는 점에서 사업제휴 목적이 맞는냐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 거래 최대 수혜자는 김동관 부회장


고려아연 백기사로 분류되는 많은 법인들이 2021~2022년 비슷한 시기에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수하는데요. 최윤범 회장 일가가 본격적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했던 시기와 겹칩니다.


LG가 상속 소송으로 이슈가 된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도 고려아연 지분 취득으로 큰 수익을 내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대부분 학연으로 얽힌 사람들이 개인과 법인 명의로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해 수익을 본 것입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의 사업제휴 및 주식교환 거래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고 고려아연 주식투자로 1조원 이상의 평가수익을 거두는 등 명분과 실리에 지속적 지분 보유라는 의리까지 '1석3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진정한 승자는 한화 3형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
2024.11.08 18:21:45
[여의도 인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무모한 선택 /articles/126019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의 사무취급을 대리하고 유상증자 주관사 업무를 진행한 증권사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불똥이 당사자인 고려아연과 MBK에서 증권사로 튄 건데요.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신고서 허위 작성 및 부정거래 혐의 등과 관련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업무 대행을 한 증권사의 불법 여부를 따지는 건데요.


어찌된 일일까요?  이들 증권사는 국내 1등을 다투는 이른바 '리딩 증권사'인데 어쩌다 이런 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걸까요?


◇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으로 튄 불똥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당시 사무취급자였으며 유상증자 때 실사를 담당한 주관사입니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 등을 지원했으며 유상증자 때 공동모집주선인을 맡았습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미리 계획하고 공개매수 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적혀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유상증자 기업실사 시작일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기 때문입니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으로 공개매수에 쓰이는 차입금을 갚는다는 걸 유상증자 참여 투자자들이 알았다면 다른 선택이 가능했기 때문에 의도적 은폐·누락일 경우 '위계에 의한 부정거래' 소지가 있습니다.


유상증자 사실을 알면서도 공개매수 관련 업무를 맡았다면 그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의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31일 현안 브리핑에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불공정 거래 연계 여부와 유상증자가 자사주 공개매수 당시 밝혔던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과 부합하는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 미래에셋증권 등은 왜 이런 무모하고 위험한 거래에 뛰어든 것일까요? 고려아연과의 거래 관계로 인한 의리(?) 때문일까요? 아니면 수수료 수입과 해당 부서의 인센티브 등이 모티브가 된 걸까요?


◇ 유상증자 수수료 99억원의 달콤쌉쌀한 유혹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을 대리하고 고려아연으로부터 수수료 23억원을 받아 나눴습니다. 


또 고려아연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99억원의 수수료를 받기로 돼 있습니다. 이 두가지 수수료를 합하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최대 122억원 정도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그럼 122억원의 수수료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인 걸까요? 어느 정도 규모이기에 법적 리스크를 무시했다가 금감원 조사를 자초하게 된 걸까요? 


큰 돈이 오고가는 증권시장이기에 122억원이 적은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국내 모 증권사에서 30년 이상 IB업무를 맡았던 관계자는 "실권주 등을 받아가는 소위 인수 부담 없이 '일반공모 후 실권주 모집주선'에서 100억원 규모의 수수료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큰 규모"라고 말합니다. 


이번에 미래에셋증권 등이 한 유상증자 업무는 직원 3~4명이 1~2주에 끝낼 수 있는 비교적 평이한 일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그럼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 수수료로 버는 돈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미래에셋증권 IB(인베스트 뱅킹) 본부의 유상증자 수수료 매출은 지난 2021년 63억원, 2022년 28억원, 2023년 6억원 등이고 올 상반기 10억원 수준입니다.


최근 4년간 실적을 보면 적게는 연 6억원에서 많으면 연 60억원 수준입니다.


이렇게 보면 유상증자 1건에 100억원이면 엄청 큰 규모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증권사가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어느 정도 적극적이었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 업무를 맡은 직원들에게 돌아갈 인센티브도 막대합니다. 


고려아연 유상증자 수수료 99억원은 통상 정규직 성과급(15%) 기준으로 15억원, 계약직 성과급(40%) 기준으로 40억원에 달하는 큰 규모입니다. 팀원 4명이 투입됐다면 1인당 4억~10억원이 돌아가는 셈입니다.  


◇ 리스크 없는 딜?


증권사 IB업무는 통상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자금조달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일을 말합니다. 때문에 IB부서 주 고객은 기업입니다. 기업 요구에 따라 관련 규정을 검토해 최적의 자금조달 방식을 찾고 실행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미래에셋증권 IB본부는 업계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곳입니다. 고려아연 유상증자도 고려아연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총액 인수나 잔액인수 방식과 달리 모집주선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 자본이 투자될 일이 없습니다. IB본부 입장에서 리스크 없이 거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거부할 수 없는 딜'입니다.


그럼 리스크가 없는데 왜 증권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된 걸까요? 달리 말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치러야 하는 걸까요? 


금감원이 두 증권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과제입니다.
 


]]>
2024.11.06 08:02:11
[여의도 인싸]LG CNS 우리사주 조합원의 고민 /articles/125574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LG CNS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대어급 공모'여서 시장 관심이 크다. 


LG CNS는 LG그룹 시스템통합(SI) 기업이다. 2019년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맥쿼리PE에 지분 35%를 매각하면서 5년내 상장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IPO를 추진하고 있다. 


◇ 상장이후 LG CNS 주가 전망은?


아직 투자설명서가 제출되지 않아 명확한 구주 매출 여부와 수량을 알 수 없지만 LG CNS 공모 가격은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를 위한 것인만큼 전략적투자자(FI)인 맥쿼리PE가 만족할 수준에서 정해질 공산이 크다.


그룹 내부 거래가 많아 LG CNS의 장기 실적은 안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 그룹 내부 매출은 IPO를 위해 조정되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크리스탈코리아유한회사(맥쿼리PE)가 보유한 35% 지분 중 IPO 과정에서 시장에 나올 주식을 제외하고 보호예수가 걸려 우리사주 조합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시점에 오버행(잠재적 과도 물량) 이슈가 있을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소액주주 보유 주식수가 1093만주(12.54%)로 수량이 많아 기관투자자가 수요예측 과정에서 보수적인 가격을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수요예측 과정 참여 경험


과거 3년간 공모가격을 정하는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공모주 평가는 상장주식과 조금 다른 접근으로 해석해야 한다. 공모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으로 가정하는 대신 상장 초기에 공모가격 이상으로 팔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정한 공모가격이 상장후 적정주가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시작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IPO 시점 주주구성이 최대주주 100%로 단순해 상장 초기 공모주식 이외의 유통 주식이 없는 경우 큰 리스크가 없다고 보고 공모가격 형성을 위한 수요예측 참여가 아니라 공모주 배정을 받을 수 있는 가격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공모가격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는 적정주가에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수요예측에 참여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확정 공모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면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없다. 확정 공모가격 또한 수요예측 참여 가격과 수량을 100% 반영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관사와 IPO기업간 적정 경쟁률 수준에서 협의를 통해 정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되는 경우가 있다.


IPO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이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거래이기에 기업의 적정가치 말고도 고려요소가 많이 들어가게 된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투자자, IPO 주관사, IPO기업, 공모주 청약자 사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공모가격을 정해 IPO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장 1년 후 주가보다 공모가격과 상장시점 시장가격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IPO 과정에서 공모주식의 20%가 배정될 우리사주 조합은 1년뒤 주가가 중요한데 공모가격 산정시 1년뒤 주가를 위한 배려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


◇공모주 열기 뜨겁지만 오래 못가는 이유


공모가를 정하는 수요예측 과정의 기관 경쟁률과 공모주를 받는 개인의 청약 경쟁률은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뜨겁다. 상장 초기 주가는 공모가를 넘어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몇몇 종목은 상장 시초가를 최저가로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기도 한다.


공모주를 꾸준히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의 경우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상장 초기 옥석가리기를 잘한 투자자는 대박주를 발굴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공모주들은 상장 초기 주가를 유지 하지 못하고 하락한다.


심한 경우 상장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 이상에서 거래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1년이 지나 살펴보면 높은 확률로 공모가격을 하회하는 경우가 많다.


 


◇ 우리사주 조합의 아픔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애환을 겪는 게 우리사주 조합원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LG CNS 직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비상장 시기 액면가 근처에서 받은 우리사주와 달리 공모가격으로 받아야 하는 우리사주의 경우 1년 보호예수 기간이 있어 상장 초기 주가 상승은 눈요기일 뿐 실제 수익률은 안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 표를 참고해서 우리사주 조합원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1년이 지난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최근 20종목을 기준으로 보면 20개 기업중 5개 기업의 주가만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가가 아닌 우리사주 조합원이 주식을 팔 수 있는 상장 1년이 넘은 시점 이후 한번이라도 공모가격을 넘어섰는지를 살펴봐도 그 수에 차이가 없다. 우리사주 조합원이 높은 가격에 매도하기 위해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님에도 매수가에 주식을 팔 기회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1년 보호예수로 인해 수익 구간에서 매도할 수 없는 것은 제도에 의한 것이라 해도 우리사주 신청이 표면적으로 자율이라고 하지만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청약하는 현실과 우리사주 청약을 위한 회사의 대출 주선 등으로 투자 규모가 커져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기사화됐던 몇몇 기업의 경우 우리사주 조합원의 손실 보전을 위해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담보물을 제공한 사례도 있었으며 우리사주 손실로 인해 퇴사를 할 수 없어 종신고용 확정이라는 우스갯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 우리사주 조합 손실의 원인


분석 대상을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으로 한정해 손실 확률과 손실률이 낮아 보이지만 모수를 확대하면 손실확률과 손실률은 더 안좋게 나온다. 화려한 공모시장 이면에 1년 보호예수를 하는 우리사주 조합의 손실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IPO기업 대부분이 실적 피크 시기를 IPO 시점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IPO 목적이 투자자금 확보나 FI의 엑시트인 경우 목표한 공모가격 달성을 위해 약간의 숫자 마사지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수요예측 과정에서 높은 공모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공모주 열기가 엄청나 공모가격이 올라갈수록 공모규모의 20%가 배정되는 우리사주 조합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이 되는 것이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우리사주 조합에 배정된 60만주 중 15만주가 실권했다고 한다.


통상 우리사주 조합의 실권은 부정적 뉴스로 작용해 IPO기업 입장에서 반기지 않지만 더본코리아는 높은 개인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1년뒤 주가는 부정적일지 몰라도 상장초기 이슈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인듯 하다.


지난 20종목 중 우리사주 조합원들이 수익을 거둔 종목 면면을 보면 두산로보틱스,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중공업 처럼 그룹 계열사인 경우가 많았다. 


LG CNS 공모가격도 우리사주 조합원들이 1년뒤 웃을 수 있는 공모가격으로 정해지길 바란다. 


 


]]>
2024.11.04 15:02:12
'1등'이 두려운 4대 시중은행 /articles/125577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차장] "기사에서 '리딩뱅크'라는 표현을 빼주시면 안될까요?"


시중은행 관계자가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1등을 달리고 있는 은행의 홍보 담당자였다. '리딩뱅크'란 타이틀을 두고 4개 시중은행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홍보 담당자가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거지? 궁금했다.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은행권 분위기가 1등이라고 웃을 수 있는 건 아니라서요. '은행이 이자장사한다'는 말도 나오고, 솔직히 금융당국 눈치가 보이거든요." 


이 말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에서 금융은 산업일까? 아니면 공공재(또는 인프라)인가? 


그 때보다는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큰 틀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딩’이란 자랑스러운(자랑스러워야 할) 호칭이 부담스런 것이다. 내놓고 자랑하고 마케팅에도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올해도 시중은행은 역대급 당기순익을 거둘 전망이다. 여기에는 고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자수익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대 시중은행 이자익이 이미 20조원을 넘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누적 이자익은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은행의 고민은 깊다. 역대급 이자익에 벌써부터 ‘이자장사’ 프레임을 우려하고 있다. 말이 안되는 상황인데 이런 개그가 기억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예전 공중파 TV방송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유행어다. 우리 사회의 1등주의를 풍자했던 이같은 외침은 한동안 여러 곳에서 유행처럼 활용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실 세계에서, 특히 기업 경쟁에서 1등은 빛나는 훈장이다. 1등 기업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 추격자들은 1등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 점에서 1등만 기억되는 게 ‘더러운'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생존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잘해도 욕먹고, 잘 못해도 욕먹는 시중은행의 말도 안되게 '더러운' 이 현실은 누구 탓일까? 나를 포함해 대한민국 금융권 기자들의 뜨거운 관심 중 하나다.


 


김병주 금융증권부 차장
김병주 금융증권부 차장
]]>
2024.10.31 12:59:53
[여의도 인싸]두산③두산밥캣 지배력 강화하며 투자자금 확보할 방안은 /articles/125128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두산그룹은 에너지, 기계, 소재 중심으로 새로운 '뉴 두산'을 만들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즉 두산의 에너지 및 기계 사업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투자 자금이 필요한 두산에너빌리티에 도움이 되며, 유사 사업으로 수직 계열화되는 두산로보틱스는 시너지가 창출돼 결국 두산그룹과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두산그룹의 주장은 표면적 이유일 뿐 ㈜두산의 두산밥캣 지배력 강화가 실제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두산이 두산밥캣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만족할 수 있는 안을 내놓을 순 없는지 살펴보자.


◇ ㈜두산의 두산밥캣 지배력 강화가 목적인가?


여의도 자본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결국 ㈜두산의 두산밥캣 지분율 확대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두산그룹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계열사는 두산밥캣으로 그룹 전체영업이익 1조4362억원의 70%인 1조115억원을 기록했다.


지배구조개편에 반대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소액 주주들은 ㈜두산이 30.39%를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이 68.2%를 보유한 두산로보틱스 두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68.2%를 보유한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한 방안을 만들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심을 뒷받침하는 게 바로 위에 있는 '두산그룹지배구조 개편으로 바뀌는 지분율표'다. 기존 상황에서 두산그룹이 내놓은 3가지 방안을 비교해 보면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율은 30.11%로 변화가 없다. 변하는 건 두산로보틱스 지분율과 ㈜두산이 간접 보유하는 두산밥캣 지분율이다.


이 지분율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지배구조개편은 ㈜두산이 보유한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두산밥캣 지분과 교환하는 형식이다.


㈜두산이 보유한 두산밥캣 간접 지분율은 기존 14.01%에서 내놓은 안의 순서대로 42%, 27.3%, 26.18% 등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보면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계속 양보하는 안을 내놓고 있다"고 할만하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처음 발표할 때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해서 간접지분율을 42%로 올리는 것이기에 ㈜두산이 두산밥캣의 지분 가치를 가장 높게 산다는 걸 알게 됐다.


㈜두산은 손자회사 두산밥캣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등기임원에 RSU 형태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두산 연결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산밥캣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두산으로 들어오는 실질적 이익은 간접 지분율 14%에 불과해 이를 높일 필요성이 높음은 충분히 알 수 있다.


두산밥캣 지배력 확대가 (주)두산에 도움이 되 시장의 의심은 타당해보인다. 하지만 (주)두산의 주장대로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여력 확보가 가능하고 시너지가 창출 될 수 있다면 지배구조개편안은 통과 될 수 있지 않을까?


◇ 투자여력 확보는 가능한가?


두산밥캣 주식 보유로 발생한 7000억원 차입금 때문에 SMR 투자 여력이 부족하여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분할합병을 진행한다고 하였다. 두산에너빌리티 정도로 규모 큰 기업이 2조원 상당 주식 담보로 차입한 7천억원 때문에 중요 사업 투자 진행을 못한다는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분할합병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부채비율이 128%에서 142%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128%의 부채비율이 분할합병 후 142% 높아진다는 것은 이번 분할합병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여력 확보라는 설명이 궁색해진다. 또한 분할합병안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두산에너빌리티 6천억, 두산로보틱스 5천억원을 정해 놓았는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이 된다면 차입금 7천억원 감소도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시너지 창출은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로 당장의 불만을 달래기 어려워 보인다. (주)두산의 두산밥캣 지배력을 강화하며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새로운 방법을 제안해 보겠다. 


◇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후 분할


양사 주주간 배분 비율로 논쟁이 벌어질때 깔끔한 방법은 양사 주주가 가진 모든걸 모아 공평하게 가르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를 우선 합병한 후 시너지 창출과 투자여력을 가져가는 구조로 분할을 하자. 상장사와 상장사간 합병은 시장 논란이 줄 수 있어 진행이 수월할 것이다.


전일 종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시가총액 13조2276억), 두산로보틱스(시가총액 4조6411억)를 합병하면 두산은 합병법인 지분 40%를 확보하고 합병법인은 두산밥캣 지분 46.11%를 보유하여 두산밥캣 간접 지분율 18.4% 확보할 수 있다.


분할을 진행하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 지분을 각각 40% 확보하게 되는 방법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시장에서 논란이 길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오래걸리는 문제는 양사를 합병 후 분할 했을때 가져갈 수 있는 두산밥캣의 간접 지분율 18.4%가 되겠금 새로운 분할 합병 비율을 만들면 주주 설득이 쉬울 수 있을 것이다.


 


◇ 두산밥캣의 현금 매각 방안


지배구조개편이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그룹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1%를 경영권 프리미엄 43.7%가 포함된 가격 약 2조 8천억원에 두산로보틱스가 현금으로 취득하면 된다.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에너빌리티가 현금을 받고 두산로보틱스에 매각하면 차입금 7천억원을 상환하고도 2조원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그룹 보유 현금이 없어 두산로보틱스가 유상증자를 진행해야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성장산업에 투자하고 두산로보틱스 시너지가 창출된다면 유상증자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논리에 어긋나고 불합리한 분할합병 비율을 적용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면 현재 14.01%에 불과한 두산의 두산밥캣 지분율을 높이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 손해를 주는 것이라는 시장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지금의 분할합병안 진행으로 두산의 두산밥캣 간접 지분율이 올라가는 것은 두산이 보유한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 주고 두산밥캣 주식을 가져오는 것인데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이에 반대한다. 매각에 반대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를 설득하려면 만족할 수 있는 합병비율을 제시해야 한다.


두산밥캣 간접지분율을 올리는게 목표라고 시장이 의심을 시작한 이상 숫자를 조금씩 바꿔서 분할합병안을 내놓아도 시장 동의를 구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하겠다"고 언급한 이유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와 두산 주주의 이익을 합치 시키라는 것이다. (주)두산의 두산밥캣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투자자금 확보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안을 내 놓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2024.10.24 15:09:39
[여의도 인싸]두산②두산에너빌리티 주주 반대하는 이유? /articles/125233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한 이유가 뭘까?


두산그룹은 3차례에 걸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에 더 유리한 방안을 내놓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최대주주 지위를 두산로보틱스에 넘겨 주는 대신 더 많은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주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산가치 높은' 두산밥캣 매각 '반대'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최대주주 지위를 두산로보틱스에 넘겨주는 것이다. 형식은 분할합병을 띄고 있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선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매각하는 셈이 된다.


두산밥캣은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는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두산밥캣의 시가총액 4조원이 저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등 주주가치 재고형식을 통해 두산밥캣 주가가 상승하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영업이익 1조원을 내는 두산밥캣을 지금의 시장가치에 매각하고 싶지 않다"가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속내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을 시작부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상장기업 가치 포기 '반대'


두산에너빌리티는 상장기업이다.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큰 메리트중 하나는 시장가격의 형성이다. 상장사와 상장사간 합병시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순식간에 비상장 주식 투자자로 지위가 변경됐다가 다시 상장사로 돌아온다.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시장가치에 평가 받는게 아니라 비상장 주식처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에 의해 평가 받게 되면서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업가치를 손해보게 된다.


기존안 분할비율 약 24%, 신규안 분할비율 약 11%에 달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비상장사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로 평가하게 된 과정에 대해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가치 버블?...'반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대신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받게 되는 것은 두산로보틱스 주식이다.  이 회사 역시 상장사이기에 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선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부풀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가격이 존재하는데 부풀려졌다고 생각하는건 잘못된 생각일 가능성이 높지만 매각 대가를 가지고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차입금 7천억 줄이려 매수청구권 1.1조 감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주총을 통해 이번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반대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분할합병이 진행된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매수 청구가격은 2만890원이다.


두산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두산에너빌리티 6000억원, 두산로보틱스 5000억원이 넘지 않으면 원안대로 분할합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이 이번 분할합병을 진행하며 밝힌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성장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해 차입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분할합병 과정에서 최대 1조1000억원(두산에너빌리티 6000억원, 두산로보틱스 5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줄어들 7000억원의 차입금 대비 유출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너무 커보인다. 분할합병의 실질적인 목적이 두산이 보유할 두산밥캣 지분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의혹 제기가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
2024.10.24 09:32:22
[여의도 인싸] 두산① '비판여론+금융당국 눈높이'...충족? /articles/125127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이 재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새 절충안이 자본시장과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등 3개사 최고경영진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합병비율을 공개했다.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새로운 분할합병비율에 따라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기존보다 1주 가량 많은 4.33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이 '기존 사업구조 개편안이 대주주에게 유리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한 셈이다. 


하지만 여의도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새로운 분할합병비율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 상장사간 합병 →납득할 수 없는 '상장사 + 비상장사'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분할합병 과정에서 분할법인이 비상장사 형태로 변경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상장 기업간 합병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상장사와 상장사의 합병, 둘째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이다. 전자의 경우는 간단하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하면 된다. 후자의 경우는 좀 복잡한데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로 나눠 산정한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대상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3개 회사는 모두 상장회사여서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정하면 된다. 이들 3개 회사의 분할 및 합병비율에 대한 논란은 바로 이 지점에도 출발한다.


두산그룹이 3개 회사의 합병을 1대1, 또는 2대1 등 기업과 기업의 합병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두산에너빌리티가 비상장 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상장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상장분할 존속법인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나눠서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2개의 상장사를 합병하는 대신 구태여 비상장 계열사를 하나 만들어 이를 다른 상장사(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한 의문인 셈이다.


두산 사업구조 개편안이 '상장사+상장사'에서 '상장사+비상장사'의 형태로 바뀌면서 기업가치 산정이 복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몫을 대주주가 과도하게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자산, 달라진 잣대'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분할신설법인의 분할비율 산정방법이 순자산가치 비율에서 시장가격 기준으로 변경된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두산 사업구조 개편안의 핵심은 상장법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상장 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통상 인적분할은 분할된 두 법인에 나눠진 순자산가치(자기자본) 비율에 따라 진행된다. 인적분할의 경우 분할된 2개 법인의 기존주주가 기존 지분대로 두 법인 모두 소유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의 분할비율 선정이 가능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초 제시한 0.2474030의 분할 비율은 순자산가치 비율대로 나눈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내놓은 분할비율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가총액 대비 신설법인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0.1157542이다. 


상장 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의 가치는 변함이 없는데 분할비율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상장주식수가 변한 것이다.  소액주주들이 받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이 종전(0.75주)보다 늘어난 건(0.885주) 분할비율 변화로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분할합병비율 조정을 통해 배정되는 주식수를 늘려도 소액주주입장에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0.75주를 받는 것과 0.885주를 받는 것은 무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나도 기준가 조정 및 시장에서 주식수 증가를 반영해 가격이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삼모사(朝三暮四)'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합병후 가치 산정시 24년 10월21일 종가 활용
합병후 가치 산정시 24년 10월21일 종가 활용
합병후 가치 산정시 10월 21일 종가 활용
합병후 가치 산정시 10월 21일 종가 활용

 


기존 분할합병 비율과 신규 안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기존안에서는 상장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 가치를 9조9550억원으로 평가한 반면, 신규안에서는 11조6964억원으로 약 1조7000억원 더 높게 평가했다. 문제는 합병 이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신규안이나 기존안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상장기업을 분할·합병하는 과정에서 주식수 증가가 주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을까? 답은 과거 사례를 유추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010년 3월25일 상장한 에이스안테나와 에이스테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비상장사로 전환해 상장사와 합병하면서 주식수를 늘린 사례가 있다. 이번 두산에너빌리티와 유사한 구조다. 당시 한국증권거래소는 두 기업이 상장하는 첫날 시장이 열리기 전에 기준가격 정정을 통해 주식수 변화분 만큼 기준가액을 변경했다. 


◇ 평가방식 변경, 분할비율 24.7%→11.5% 


분할신설법인(두산에너빌리티의 신설 비상장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며 산정한 분할신설법인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 됐다는 문제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비율을 정해 분할신설법인(두산밥캣 지분보유)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안 24.7%(3조2725억원)에서 신규안 11.5%(1조5311억원)로 변경했다. 


기존안과 신규안 모두 독립된 회계법인이 기준을 정해 산출했기에 법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구하면서도 기존안과 신규안은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기존안은 두산에너빌리티 ‘장부가격’을 기준으로 두산밥캣 평가액에 부채 7000억원을 반영해 신설법인 가치를 1조4477억으로 산정했다. 반면 신규안은 두산밥캣 ‘시장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더하고 부채 7000억원을 반영, 1조9857억원으로 산정했다.


신규안을 작성한 회계법인은 과거 2014~2023년 M&A 사례에 반영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 두산밥캣 시장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 43.7% 더해 합병비율을 결정했다. 즉, 기존안(장부가액) 보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게 유리한 안을 제시했다.


신규안이 기존안보다 주주 친화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입장에서 보면 분할신설법인(두산밥캣 지분보유)에 순자산비율 24.7%(3조2725억원)만큼의 두사로보틱스의 주식을 받아야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상증자, 액면분할과 같은 이벤트를 겪어본 투자자들은 내재가치 변동 없이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신규안에서 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더 주지만(0.75주→0.88주), 기업가치가 동일한 상황에서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가가 떨어진다.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신설법인의 합병가액(1만221원→ 2만9965원)도 193% 높여줬지만, 이는 분할비율 변화로 줄어든 주식수에 의한 착시 효과다.  즉,  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0.75주에서 0.88주로 늘어나지만, 신설법인은 0.25주에서 0.11주로 줄어들게 된다.


실제 합병비율은 평가 방법을 장부가에서 시장가로 바꾸고 경영권 프리미엄 43.7% 더해 기존안 대비 37.16% 증가했을 뿐이다. 즉, 두산은 주당 합병가액을 193%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주주들의 입장에선 37.16% 늘어나는 셈이 된다. 


두산그룹이 신규안을 통해 주주 친화적인 선택을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매번 기준이 바뀌고 방식이 변화하면서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입장에서 보면 신설법인의 가치( 3조2725억원)가 비상장법인으로 전환(경영권 프리미엄 43.7% 가산)한후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과정을 통해 1조9857억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
2024.10.24 08:52:24
[데스크 칼럼] 한국벤처투자 수장의 자격 /articles/125133
한국벤처투자 CI. / 사진=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투자 CI. / 사진=한국벤처투자

 이르면 내달 지금의 벤처 생태계를 만든 일등공신이자 벤처캐피탈업계의 가장 큰 자금줄 역할을 하는 한국벤처투자 차기 수장의 윤곽이 드러난다.


반도체 전문가라는 전임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한지 딱 1년이 되는 때다. 차기 수장에 가려져 있지만 한국벤처투자를 같이 이끌어 갈 상근 감사도 같이 결정된다.


법무부 인사검증 과정에서 유력 후보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출신도 언급되고, 전직 국회의원도 거론된다상근 감사 후보로는 타 정책출자기관에서 벤처투자를 총괄한 베테랑 인사는 물론 금융권 인사도 물망에 오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관피아' 또는 '정피아' 인사라는 비판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출신을 따지다가 가장 중요한 능력을 간과하는 것 아닐까 우려되기도 한다.


지금부터 10년전 잊지 못한 상처를 남긴 세월호 참사 이후 금융 공기업과 산하기관에선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운동이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의 한 원인으로 관피아 인사 적폐가 부각됐기 때문이다하지만 관피아 대신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주요 금융공기관의 수장 자리를 꿰차면서 인사 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업무 수행에 적합한 자격과 능력을 따지기 보다 무조건 '관피아는 나쁘다'는 인식이 불러 온 폐해였다.


한국벤처투자 수장의 자격은 중소·벤처기업 투자 및 자산운용 등에 대한 지식과 관련 경험을 보유하고 스타트업·벤처기업 등 글로벌 진출에 대한 식견을 갖춘 자 공공기관 임원으로 책임감·청렴성·준법성 등 직업윤리 의식을 갖춘 자 등이다.


출신이 아닌 벤처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최우선시한다는 말이다. 수장 공백 사태의 원인으로 상급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와의 불협화음이 거론됐던 만큼 반대로 이번 차기 수장의 덕목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의 화합도 중요할 것이다.


과연 벤처 혹한기라 말하는 현재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진정으로 바라는 이는 누구일까 생각하기 바란다. 업계 고충을 이해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의 협업과 적극적인 정책자금 집행으로 다시 한번 벤처투자 전성기를 이끌 적임자는 누구일까.


 


]]>
2024.10.22 08:05:50
[여의도 인싸]신한증권② '헷지운용 범위' 준수했나? /articles/124902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신한투자증권 금융 사고' 와 관련해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추측과 소문이 무성하다. 특히 법 위반 가능성까지 나온다. 회사측은 이번 금융 사고가 직원의 일회성 일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매매행태가 과거 반복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떄문이다.


이번 금융사고를 일으킨 부서는 신한투자증권 홀세일그룹 국제영업본부 법인선물옵션팀이다. 주요 업무는 ETF LP다. ETF LP는 ETF 가격 괴리가 발생하지 않게 ETF 발행과 청산을 유도하는 일이다.


업무 성격상 선물 매매가 이뤄질 수 있지만 이번 사고처럼 대규모 선물매매가 진행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TF LP 업무는 고유자산운용본부 아래 두거나 법인부에 있더라도 독립된 부서로 운용하면서 부서간 정보교류를 원천 차단(차이니즈 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금융사고와 같이 1만 계약에 달하는 대규모 선물 매매는 고유자산 운용본부에서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특이한 거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ETF LP업무, 왜 법인부에 맡겼나?


증권사들이 ETF LP업무를 법인부에 맡기는 건 업무 상대방과 깊은 관련이 있다. ETF 발행을 자산운용사가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와의 거래가 잦은 법인본부에 업무를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 분장에는 문제될 소지가 없다.


다만 법인부는 기관투자자 주문을 대리하기에 증권사 자기자본을 매매(PI 투자)하는 업무와는 완전 분리돼야 한다. 증권사는 물론 모든 금융기관이 차이니즈 월(Chinese wall)을 둬서 부서간 정보교류를 차단하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법인부에서 ETF LP 업무를 하더라도 KOSPI200 선물을 활용한 방향성 매매는 신한투자증권 발표대로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OSPI200 선물 방향성 매매로 손실이 난 게 문제가 아니라 수익을 위한 방향성 매매를 시작하는 순간 이미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OSPI200 선물 방향성 매매로 수익이 발생해도 수익을 인식할 수 없는 부서인 상황에서 매매를 통해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 주문 실수라면 즉시 착오거래로 인식하고 보고를 통해 사후 처리를 진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선물매매 포지션을 8월2일 이후 10월10일까지 2개월 가까이 고의적으로 숨겨왔고,  3분기 분기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사고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LP업 가장한 선물 방향성 매매 가능성?


여의도 증권가는 법인선물옵션팀에서 ETF LP업무를 가장해 선물 방향성 매매를 한 것이 아닌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마리는 해당 임원의 성과급 내역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된 임태훈 국제영업본부장(전무)은 해당부서 팀장 시절부터 신한투자증권내 보수 상위 5위에 들어 매년 10억 이상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서는 정상적 ETF LP 업무만 수행한다면 고액 성과급을 받을 만큼 수익 창출이 어렵다"며 "실제 동종업계 종사자들 중 고액의 성과급을 받는 사례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공식 입장을 통해 ETF LP운용 부서에 착오거래, 차익거래를 제외한 다른 북(운용 한도)은 일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ETF LP 운용부서는 과거에도 이런 방향성 매매를 해 왔고, 선물 매매 한도가 1만 계약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선물을 활용한 방향성 매매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추가적인 의문은 어떻게 법인부 직원이 선물매매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파생시장은 '가위바위보'처럼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반드시 존재한다. 파생전문 트레이더도 시장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데, 신한투자증권 법인부는 상상할 수 없는 경쟁력을 보였다.


2010년 '도이치옵션 쇼크' 당시에도 도이치증권의 차익거래 청산 소식을 안 몇몇 사람이 시장에 참가해 큰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생상품의 매매 내역을 통해 시장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파생상품 운용금액이 큰 기관투자자의 매매 정보를 이용하면 시장초과수익 달성이 가능하다.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파생상품 주문을 받는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가 그런 정보가 모이는 곳이다. 그래서 자본시장통합법 위반 의혹이 나오는 것이다.


 


출처 :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자의 차이니즈월 제도 운영방향' 2페이지
출처 :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자의 차이니즈월 제도 운영방향' 2페이지

 


금융당국이 이번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이 공식 인정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시장에 나오는 정보와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자본시장통합법 45조(정보교류의 차단) 위반으로 인허가 취소, 업무정지 등이 가능한 사안이다. 특히 고객매매정보를 이용해 방향성 매매로 활용했다면 자본시장통합법 54조(직무관련 정보의 이용금지), 71조(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에도 해당하는 사안이다.


채권시장에 매매를 중개하는 브로커가 임의로 한도를 부여받아 딜링(매매)를 해 '딜리커'라고 불리는 직원들이 있다고 한다. 이번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에서도 법인부 브로커가 딜링(매매)을 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대 손실이 왜 발생했는지도 중요하지만 8월2일에 시작한 파생상품 매매가 8월5일 급락에 준 영향은 없는지 여부와  ETF LP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내부통제불능', 기관투자자의 매매정보를 활용한 자통법 위반 여부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24.10.18 19:40:58
[여의도 인싸]신한증권③ 거래소 모니터링 정상 작동했나? /articles/124906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신한투자증권의 이번 1300억원 스캔들은 명백하게 신한투자증권의 잘못이다. 


그러나 여의도 금융시장에서는 금융감독 당국과 한국증권거래소(거래소)의 감시 감독에도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의문점은 크게 2가지다. 첫째, 파생상품 대량 보유 공시와 파생상품 미결제 보유한도 관리, 둘째는 거래소의 이상 거래 모니터링 정상 작동 여부다.


출처 :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출처 :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 파생상품 대량 보유 공시 준수 여부


주식 5% 지분 보유 공시처럼 파생상품 대량 보유에도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KOSPI200 선물은 2만 계약 이상 보유할 경우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 손실금 1300억원을 감안하면 1만 계약 이상 보유했다는 건 사실로 보인다.


공시 의무는 2만 계약 이상이기에 이번 매매의 공시 의무는 없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다른 포지션과 합산하면 신한투자증권 KOSPI200 선물이 2만 계약을 넘기는 시점이 있지 않았을까?


금융감독원 공시 규정 뿐 아니라 거래소는 '2010년 도이치 옵션 쇼크'와 같은 파생상품 매매로 인한 주식시장 급변동을 막기 위해 파생상품 미결제약정 보유한도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선물과 옵션 포지션을 합쳐 KOSPI200선물 기준 기관투자자 2만 계약, 일반투자자 1만 계약의 미결제약정 보유한도 제한이다.


딜사이트경제TV는 '파생상품 미결제약정 보유한도 제한' 관리 방법을 거래소에 문의했고 다음과 같은 답을 받았다.


"장내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은 계좌별로 거래내역 기록이 남기 때문에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산출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는 미결제약정 규정에서 보유한도를 정하고 있고, 그 수량을 넘지 않도록 증권사가 관리하도록 감독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매매와 관련 '파생상품 미결제약정 보유한도 제한'에 의혹이 나오는 이유는 ‘증권사가 관리하도록 감독하고 있다’는 대목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금융사고에 관해 "허위 스왑거래 등록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내 파생상품 미결제 약정 보유한도 제한'은 KOSPI200 지수와 관련된 선물, 콜옵션, 풋옵션을 델타로 환산해 선물 수량으로 관리하고 차익거래와 헷지 등 포지션 노출이 없으면 수량에서 차감해준다.


신한투자증권이 KOSPI200 선물 관련 1300억원 손실을 뒤늦게 공시한 것으로 보면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KOSPI200 선물은 스왑거래로 보고 델타를 0으로 관리하고 있었을 것이다.(관련 포지션이 없는 것처럼)


스왑거래 상대방으로 (허위로) 기재된 기관투자자는 거래 자체를 모르고 있어 KOSPI200 선물 미결제 약정이 없는 것으로 관리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스왑거래 등록을 하면 관련 파생상품은 누구의 미결제로 처리하는 게 맞을까?


주식시장 CFD(차액결제거래로 스왑거래)도 5% 지분 신고와 세금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스왑거래가 빈번한 파생상품에 대한 보유 공시에 허점이 많아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도이치 옵션쇼크 때처럼 지난 8월 5일 시장급락에도 신한투자증권 파생상품 매매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파생상품이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 운영을 증권사에 떠넘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처럼 스왑거래를 허위로 기록하는 경우에 대비한 새로운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출처 : 한국증권거래소 홈페이지
출처 : 한국증권거래소 홈페이지

◇거래소 이상거래 모니터링 정상 작동했나?


거래소의 파생상품 이상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이 잘 작동됐는지도 의문이다.


딜사이트경제TV는 거래소에 '8월5일 주식시장 급락 당시 신한금융투자 파생상품 매매 내역이 거래소 이상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에 잡혔는지' 여부를 문의했고 아래와 같은 답을 받았다.


"파생상품 이상거래 징후가 파악되면 금감원에 통보하지만 실제 조사에 나서는 건 아니라서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 않다."


거래소는 ‘선물 가격이나 거래량이 과거 가격 및 거래량을 기초로 한 통계모델에 의해 만들어진 기준을 벗어나 상승(하락) 또는 증가하는 경우'를 이상거래로 보고 있다.


그럼 8월2일 신한투자증권의 1만 계약 거래는 이상거래로 봐야 할까, 아니면 정상거래로 봐야할까? 


이에 대한 거래소 입장은 '이상거래 기준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거래 기준이 오픈될 경우 시세조정 등 이른바 작전세력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KOSPI200선물 일평균 거래 계약수는 20만 계약 수준이다. KOSPI200선물은 거래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확인이 어렵지만 특정 주체가 1만 계약을 거래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봐야 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단일 주체에 의한 거래가 1만 계약에 달하고 그 다음 영업일인 8월 5일 KOSPI200 현물지수가 9.12% 급락한 만큼 신한투자증권의 2일 선물 거래는 이상거래로 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
2024.10.18 18:47:41
[여의도 인싸]신한증권① '8월 폭락' 트리거? /articles/124875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신한투자증권에게 1300억원의 손실을 안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매매는 이 회사에게만 피해를 끼친 것일까?  혹시 한국 투자자 뿐 아니라 사상 유래없는 한국 증시 전체 폭락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아닐까? 그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과 한국증권거래소의 책임은 없을까?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벌이고 있으니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겠지만 여의도 증권가에는 이런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두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지난 8월 5일 한국 주식시장은 사상 유래없는 폭락장세가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 기준 8.77%가 하락했다. 장중 기준으로 13년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2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신한투자증권은 ETF LP부서에서 목적에 벗어난 장내 파생상품 투자로 1300억원의 손실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직원의 일탈 행위로 언론에 알렸고 그 직원으로 인해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는 아무런 말도 없고 금융감독 당국은 뒤늦게 감사에 나섰다.


파생상품 투자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 지는 1995년 영국 베어링스증권의 파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베어링스증권이 속했던 베이링스그룹은 ‘닉 리슨’이라는 한 직원의 무모한 파생상품 투자로 파산했다. 리슨은 고위험 파생상품 거래로 이름을 날리며 수십만 파운드의 연봉을 받는 베어링스그룹 스타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일본 증시의 상승을 예측하며 선물시장에서 거액을 베팅했는데 고베에 대지진이 일어났고 리슨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추가로 투자하다 13억 달러를 날렸다. 이 투자로 당시 영국 6위 금융그룹이던 베어링스그룹은 파산으로 내몰렸고 결국 네덜란드 최대 금융그룹인 ING그룹이 10억 달러의 부채를 모두 떠안는 조건으로 베어링스그룹을 단돈 1파운드에 인수했다. 베어링스그룹에 속해있던 베어링스증권은 이름을 ING베어링스증권으로 바꾸게 된다. 


▶사건의 재구성


신한투자증권이 공시한 파생상품 매매의 시작일은 공교롭게도 8월2일(금요일)이다. 증시 폭락 직전 영업일이다.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만큼 당시 취한 포지션 규모도 매우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2일과 5일 코스피200지수는 -4.04%와 -9.12%로 연이틀 급락했다. 당시 전세계 금융시장은 동반 하락했고, 일본 NIKKEI225의 경우 한국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지만 급락 이전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 시장의 낙폭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은 8월 2일 KOSPI200 선물 매수 포지션을 2만 계약이 안 넘는 수준에서 매우 큰 규모로 진입했고, 매매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소 한번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선물 매도 포지션으로 변경했을 것이다.


이상은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다. 이 추론이 틀리려면 ▲선물 2만계약 보유 한도를 감시하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거래소가 제 역할을 못했거나 ▲신한투자증권이 수십억원의 손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신한투자증권의 KOSPI200 선물 포지션은 소위 블랙먼데이(8월5일) 직전 영업일로 보인다. 파생상품 매매는 거래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이 대량의 매수 포지션을 구축했다는 것은 대량의 매도 포지션을 만든 상대방이 있다는 이야기다.


급락장, 선물 포지션 변화 '손실 확대'


신한투자증권이 최초 보유한 선물 매수 포지션을 지금까지 가지고 왔다면 엄청난 수익을 보는 구간을 가쳤을 것이다. 코스피200지수가 급락후 급반등하는 구간을 거쳤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신한투자증권은 최초 선물 매수로 진입한 포지션을 어느 시점에 매도 포지션으로 바꿨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손실규모가 확대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통상 KOSPI200선물의 하루 거래량은 20만 계약 수순이다.  하지만 8월 5일 KOSPI200선물의 거래량은 이례적으로 64만 계약에 달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전날 잡은 매수포지션을 헷지하기 위해 급하게 매수포지션을 정리하고 매도포지션으로 갈아타면서 손실을 만회하려 하면서 증시 폭락을 부추겼다는 증권가의 의혹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선물 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서 13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하려면 필요한 선물 계약수는 3만계약이 넘어야 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2만개를 넘길 경우 공시의무)과 한국증권거래소(미결제 약정 보유제한, 2만개)는 기관투자자의 선물 포지션을 제한하고 있다. 즉, 신한투자증권 손실 규모가 1300억원이라는 것은 한번 이상의  포지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8월 2일과 5일 선물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8월 2일 외국인은 2만325계약을 매도하고 8월 5일 1만2118계약을 매수했다. 급락 하루 전날 대량 선물 매도를 하고 급락장에서 수익 실현을 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더 빠른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한 방향으로 쏠리게 한 사례가 많았기에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다.


▶금지된 불장난,  '1300억대 손실 + 블랙먼데이' 단초


문제는 이번 금융 스캔들을 일으킨 곳이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라는 것이다. 국제영업본부내 법인선물옵션팀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선물옵션 주문을 받는 곳이다. 문제는 국제영업본부내 모든 팀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선물옵션 투자가 금지돼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를 '금지된 불장난'이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대 손실과 함께  8월5일 블랙먼데이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
2024.10.17 18:44:01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 /articles/124737  


박상효 산업2부장
박상효 산업2부장

국감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와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오늘)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다.


국회가 이번 국정감사에 이들을 불러들인 것은 국내 조선소 내에서 올해에만 13건의 중대재해로 17명이 사망한데 따른 것이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국회가 직접 나서 이들에게 현장 안전 관리 실태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매번 발생하는 조선소 중대재해의 원인은 무리한 작업 강행과 외주업체 하청노동자와 비숙련공을 긴급히 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앞서 지난 6월 24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대다수는 외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이며 한국인은 5명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산업재해 사고로 296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올해 건설업 노동자의 사망수는 줄었지만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 882명 중 건설업 노동자가 절반 이상인 51.9%를 차지할 정도로 건설업 현장에서의 아직도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이 추락이나 충돌, 끼임 등 이른바 ‘후진국형 산재사고’로 숨진 것으로 조사돼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매번 안전 불감증 지적이 나오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계속되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에는 지나침이 없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것이 일류 기업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안전관리 전문인력도 늘리고 지속적인 안전의식 교육도 필요하다.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노후설비 교체와 이에 대한 철저한 정기점검 등은 기업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특히 건설현장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면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다른 업종에 비해 안전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도 감시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 안전사고에 한해 사후약방문은 소용이 없다. 사전 예방만이 인명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건설현장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일단 덮고 가자는 식은 곤란하다.


현장에 문제가 있으면 공사를 멈추고 안전 대책을 충분히 마련 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이런 의식과 체계를 완전히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리 안전지침을 강화해도 사고 위험성은 늘 존재한다. 


다시 한번 산업 현장 전반을 꼼꼼히 되짚어야  할 때다. 근본적인 체질 변화 없는 땜질식 처방으론 또 다시 사고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과 강력한 처벌이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수밖에 없다. 


업계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한  ‘속전속결' 문화도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킬 때만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보여주기식에 치중한 안전관리 행태도 비판 대상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과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쉽게 발견하기도 고치기도 어렵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두번 다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후진국형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생명과 안전에는 타협이 있어서는 안된다. 인재의 원인과 방지대책은 분명하다. 돈 보다 사람,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 된다.


]]>
2024.10.16 10:24:08
[여의도 인싸] 한화그룹의 RSU /articles/124540 [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오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는데요. 


김동관 부회장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나란히 증인석에 앉아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받은 RSU 어떤 것인가?


정무위는 김동관 부회장을 불러 최근 한화그룹이 추진한 한화에너지의 공개 매수 과정과 김동관 부회장이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격 등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화그룹이 RSU를 그 본래 취지와 달리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따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RSU는 근속 연수나 성과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임직원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보상 시스템인데요.


미국 AI(인공지능) 반도체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에서 우수 직원을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적극 활용하는 바람에 널리 알려진 성과보상 제도입니다. 문제는 미국의 주요 기업과 달리 한화그룹의 RSU 도입 취지에 경영권 승계 목적이 있느냐하는 건데요.


미국 기업들의 경우 RSU를 우수 인력 스카우트 및 유지를 위해 활용할뿐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반면 한화그룹은 오너 3형제에게 여러 해에 걸쳐 과도하게 부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화그룹이 지난 4년간 김동관 부회장에게 부여한 RSU는 주식 및 주식가치연계현금 포함 기준으로 ㈜한화 77만991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5만1940주, 한화솔루션 57만3658주 등으로 현재 시장가격 기준 898억원 어치에 달하는데요.


이 RSU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김동관 부회장 3개 계열사서 올해 282억원 받는다


위 표는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받은 RSU 내역입니다. 2020년과 2021년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부여금액 기준 10억원 어치의 RSU를 받은 것에 반해 2024년에는 부여기준 61.6억원, 59.1억원, 70억원 등 총 190.7억원 어치를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에서 받았습니다.


이는 급여가 아닌 한화가 성과급을 대신해 도입한 RSU 제도를 통해 받은 주식연계 보상으로 부여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에 절반은 주식, 절반은 현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이 하락하면 하락한 금액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한 금액으로 수령할 수 있게 주식수를 기준으로 부여됐는데요. 이는 김동관 부회장의 2024년 예상 연봉이 한화 30.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3억원, 한화솔루션 30.8억원 등 총 91억4000만원의 2배가 넘는 규모로 3개 법인으로부터 받은 급여와 성과급을 모두 합치면 282억원이 됩니다.


282억원에 달하는 큰 규모가 놀랍기는 하지만 김동관 부회장이 받은 급여와 RSU는 개별 기업이 지급하는 것으로 각 기업의 주주총회 승인을 받았기에 절차상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 공정위가 한화의 RSU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주시하겠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이번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와 공정위의 태도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김동관 부회장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RSU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단서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서로 다른 RSU에 대한 규제


공정위가 개별 기업의 일이고 주주총회 승인을 받았는데도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한 건 무슨 이유일까요? 답은 RSU가 회색지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RSU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스톡옵션이 널리 활용됐는데요. 임직원에게 주식매수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정해진 수량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성과급 대신 지급하는 것인데요. 현재 한국에서는 상법에 의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는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금지돼 있습니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으로부터 스톡옵션을 받을 수가 없는 거죠.


위 표를 보시지요. 위 표는 한화솔루션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한 등기임원의 총 보수한도와 실제 지급 금액입니다.  


이 표를 보면 등기임원 보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한도를 초과해서 지급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화솔루션의 임원 보수 한도는 매년 90억원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RSU 부여약정을 포함하면 한화솔루션이 등기임원에게 지급 또는 지급을 약속한 금액은 2020년에는 71억원으로 임원보수한도 90억원 이내였지만 21년 102억, 22년 149억, 23년 120억, 24년 156억(예상)으로 매년 보수한도를 넘어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법상 받을 수 없었던 스톡옵션과 유사한 RSU를 부여하고 임원 보수 한도를 초과해 지급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 다음편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2024.10.15 16:09:22